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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수난의 6월, 곳곳서 희생된 성직자와 수도자들

참 빛 사랑 2022. 7. 8. 21:01

신부 4명과 수녀1명 희생… 멕시코·아프리카 등 납치·살해 잇따라

▲ 멕시코 치와와 주의 원주민 여성들이 6월 25일 예수회 신부 2명의 장례 미사에서 ‘비탄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 【치와와(멕시코)=CNS】
 
 

6월 하순은 신부와 수녀들에게 혹독한 ‘수난의 시간’이었다.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세계 곳곳에서 신부 4명과 수녀 1명이 잔인한 폭력에 희생됐다. 최근 몇 년간 성직자와 수도자에 대한 폭력이 이처럼 집중된 적은 없었다.

20일 멕시코에서 예수회 신부 2명이 무장 괴한들에게 쫓기는 남성을 보호해 주다가 성당에서 피살됐다.(7월 3일 자 5면 참조) 두 신부는 50년 가까이 가난한 원주민들 곁에서 살아온 고령의 선교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비보를 접하고 슬픔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멕시코에 만연한 폭력과 범인들의 잔학성에 대한 실망이었다.

하지만 교황은 26일 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또 한 번 비통한 감정을 토로해야 했다. 하루 전날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루치아 델오르트 수녀가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기 때문이다. 강도 사건이나 납치 시도가 아니었다. 아이티에서는 가난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손쉽게 총기를 구할 수 있다 보니 무차별적 총기 발사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신부 납치ㆍ살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교구사제연합회 회장인 비투스 보로고(50) 신부는 25일 한 농장에서 테러범들의 급습을 받고 살해됐다. 이튿날 아우치교구 소속인 크리스토퍼 오디아(41) 신부는 주일 미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납치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현지에서는 두 사건 모두 나이지리아에서 활개치는 이슬람 극단 무장조직 보코하람(Boko Haram)의 소행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스도인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 오픈 도어즈(Open Doors)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북부의 그리스도인 피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보코하람은 “서구의 교육은 악(惡)”이라고 외치며 그리스도인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 서구 문화와 그리스도교를 몰아내는 게 그들의 목표다. 카두나대교구의 마태오 응고소 대주교는 “북부 지역에서는 그리스도인 박해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 지역에서는 몸값을 노린 성직자 납치 사건이 빈번히 발생한다. 교회는 신부의 몸값을 지불할 능력(현금)이 있다는 게 범죄 조직들의 생각이다.

한편, 멕시코 주교회의 사무총장 라몬 카스트로 주교는 예수회 신부 피살 직후 “이 사건은 멕시코에 만연한 폭력의 일부”라며 “멕시코가 수많은 사망자와 실종자의 피로 얼룩졌다”고 한탄했다. 또 도주한 살해범들을 향해 “같은 인간으로서 형제를 죽이고, 사회 평화를 해치는 짓을 멈추라”며 ‘사람을 죽이지 마라’고 하신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꾸짖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