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포옹은 연대와 형제애 의미… 변화무쌍한 파도 같은 현실에서 삶의 순례하는 모습 형상화
교황청 복음화부 산하 세계복음화부서가 ‘희망의 순례자들’을 표어로 정한 2025년 희년(Jubilee Year) 공식 로고를 확정, 발표했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희년 로고는 하느님 백성을 상징하는 4명이 줄지어 앞사람 허리춤을 잡고 십자가를 향하는 형상이다. 사람들 밑에는 파도가 넘실대고, 맨 앞사람은 닻 모양의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 우측에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표어가 배치됐다. 이 로고는 이탈리아인 자코모 트라비사니가 디자인했다.
희년 행사를 준비 중인 교황청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 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4명의 포옹은 사람들을 일치시키는 연대와 형제애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고요한 물 위가 아니라 변화무쌍한 파도 같은 현실에서 삶의 순례를 한다”며 “로고에서 보듯 아래로 길게 늘어진 십자가는 닻으로 변해 파도의 움직임을 지배한다”고 덧붙였다.
로고 공모전에는 48개국에서 294명이 참여했다. 최연소 응모자는 6살, 최고령 응모자는 83살이었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그려 보내준 그림이 많았다”며 “상상력과 소박한 믿음의 결실인 그림들을 심사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로고 저작권은 교황청이 갖고 있지만, 각국 주교회의와 가톨릭 공동체는 선교ㆍ사목적 용도에 한해 로고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복음화부는 희년 공식 누리집을 곧 개설할 예정이다.
고대 히브리 전통(레위 25 참조)에서 유래한 희년은 교회가 50년 또는 25년마다 맞이하는 은총의 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11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에 2025년을 희년으로 선포하고 세계복음화부서에 준비 책임을 맡겼다. 2025년 희년은 2000년 대희년에 이어 21세기 들어 두 번째로 맞이하는 ‘일반’ 희년이다. 2016년에 맞이한 자비의 희년은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새기자는 취지로 선포된 ‘특별’ 희년이다.
희년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몰고 온 절망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감염병은 외로운 죽음이라는 비극을 비롯해 존재의 불확실성과 덧없음을 직접 경험케 했고, 우리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다”며 “다가오는 희년은 희망과 신뢰의 분위기를 회복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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