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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관

본당 봉사,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참 빛 사랑 2017. 12. 22. 21:28


수원교구 고잔본당 현정수 신부, 사목회 대신 ‘활동 셀’ 구성


▲ 새로운 사목적 시도를 하는 현정수 신부는 “신자들이 봉사가 은총임을 깨달을 때 교회 공동체는 더욱 풍요로운 사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자 여러분, 각자 단체에서 해 오던 봉사직을 내려놓으세요!”

현정수(수원교구 고잔본당 주임) 신부는 최근 본당 신자들에게 깜짝 발표를 했다. 본당 사목회 임원진을 제외하고 주일학교부터 복사단, 연령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체에서 활동 중인 신자들에게 이 같은 말을 전한 것이다. 주임 신부의 생각지 못한 발언에 신자들은 ‘아니, 봉사를 그만하라니?’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다 이어지는 현 신부의 말을 듣고 이내 뜻을 이해했다. “봉사는 은총입니다. 원하는 단체에서 자유롭게, 정말 주님을 위한 봉사를 해 주세요.”



누구든지 원하는 봉사 하도록

14일 고잔성당에서 만난 현 신부는 “현재 자발적으로 봉사해 주실 분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며 신청서를 보여 줬다. ‘봉사는 은총이며 자발적이어야 합니다’라고 적힌 신청서에는 봉사 활동 영역을 적는 ‘활동 셀’(cell)란에 활동하고 싶은 단체를 자유롭게 적게 돼 있었다. 그 아래 적힌 ‘기초 셀’란은 영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별로 기도 모임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고 있었다. ‘활동’과 ‘영성’을 모두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현 신부는 “많은 신자가 본당 봉사를 ‘일’로 여기고 있다”며 “인원 수를 채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서로 상처를 주고, 임기를 마치고 나면 냉담에 이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봉사자들을 새롭게 신청받는 것은 이 같은 고질적 구조를 타개하고자 시도한 사목적 도전이다. 하고 싶은 봉사를 하고,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교회를 위해 활동해 달라는 취지가 담긴 것이다.



사도단 양성 교육 실시

현 신부는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본당에서 ‘사도단 양성 교육’을 실시해 봉사직, 사도직의 의미를 신자들에게 심어 줬다. 참된 봉사직의 의미를 오랫동안 새겨온 신자들은 각자가 정말 하고 싶은 봉사를 하고자 다시금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신자들은 ‘내가 왜 봉사를 해야 하는지’ 자기 점검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주님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현 신부는 “봉사를 왜 해야 하는지 진정 깨닫고 자발적으로 임할 때 더 풍요로운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신부는 대림 시기부터 주님 성탄 대축일 때까지 신자들 면담을 거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신자들과 내년부터 새로운 사목을 시작한다.

현 신부는 “교회 공동체는 역동적이어야 하고, 하느님을 맞이할 새로운 방식을 늘 고민해야 한다”며 “평신도 희년을 맞아 신자들이 교회 주역으로서 공동체를 더 아름답게 가꾸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