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연대의 가치 강조
▲ TED 연단 스크린을 통해 강의하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강연회에 깜짝 출연했다. TED는 각계 명사들이 연단에 서서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전하는 세계적 강연 프로그램이다.
주최 측이 ‘세계적 인물’ 출연을 예고하기는 했지만, 교황이 연단 스크린에 얼굴을 드러내고 “좋은 저녁입니다. 아, 아침 인사를 해야 하나? 거기가 몇 시인지 모르겠지만…”하며 농담을 건네자 방청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교황은 ‘당신이 미래입니다’라는 강연 주제가 좋아 영상으로나마 출연 요청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18분 분량 연설에서 만남의 소중함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했다.
“저는 이민자 가정 출신입니다. 저의 부모와 조부모도 아르헨티나에 이민 간 다른 이탈리아인들처럼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땅에 뚝 떨어진 신세였죠. 그래서 그런지 오늘날 버려진 사람들 심정을 잘 압니다.”
교황은 “삶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흘러가는 것이기에 미래는 만남으로 이뤄진다”며 타인, 특히 사회적 약자들과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교도소 수감자ㆍ환자ㆍ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을 만나 그들의 고통에 귀 기울일 때마다 “저들은 고통을 겪는데, 난 왜 예외인 거지?”라고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한다. 섬처럼 홀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며 미래는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ㆍ경제 구조에서 인간조차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버려지는 문화를 극복하려면 진정한 연대를 통한 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아르헨티나에 ‘권력은 빈속에 마시는 독주(毒酒)’라는 말이 있다”며 “겸손과 온유함이 없는 힘은 자기 자신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류의 미래는 정치가나 대기업 손에 달린 게 아니라 타인을 ‘나’, 그리고 그들을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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