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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순교자의 선혈, 교회를 살아있게 하는 피”

참 빛 사랑 2017. 4. 28. 23:42

교황, 죽는 순간까지 용감하게 주님 증거한

근·현대 신앙의 증인들의 행적 강조

▲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 신앙을 증거하다 목숨을 잃은 근현대 순교자들을 기리는 전례에 참석해 촛불을 켜고 있다. 【로마=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죽는 순간까지 용감하게 주님을 증거한 순교자들이야말로 ‘교회의 살아있는 피’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구원된 데 대한 악마의 질투가 박해의 뿌리라고 말했다.

교황은 22일 로마 테베레 섬에 있는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에서 말씀 전례를 거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10세기 말에 세워진 이 대성당은 20세기 순교자들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 1만 20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20세기와 금세기의 ‘새로운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성당을 방문한 교황은 순교자들의 거룩한 죽음을 형상화한 대형 이콘 앞에서 기도한 뒤 낮은 어조로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평소 생각을 밝혔다.

교황은 “영웅적인 근·현대 신앙의 증인들이 교회가 ‘순교자들의 교회’라는 점을 확신시켜 준다”며 순교자를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한 사람들’(묵시 7,14 참조)이라고 지칭했다.

이어 세계 곳곳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로 박해의 표적이 되는 원인을 악한 세력의 시기와 질투에서 찾았다.

“주님은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셨다. 세상의 힘과 악마의 힘으로부터, 세상 군주의 권력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셨다. 증오의 발단은 이것이다. 세상의 군주들은 우리의 구원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우리를 증오하고 박해를 부추기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박해를 받고 있는가. 세상의 악한 영의 증오 때문이다.”

교황은 강론 도중 원고를 내려놓고 지난해 난민촌에서 만난 시리아 출신 무슬림 남성을 떠올렸다. 그리스도인이었던 그 남성의 부인은 군인들이 들이닥쳐 종교를 묻자 그리스도교 신자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부인은 걸고 있던 십자가 목걸이를 떼서 내던지면 살려주겠다는 군인들의 배교 회유를 거부했다. 그러자 군인들은 남편과 어린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부인을 무참히 살해하고 사라졌다.

교황은 “이름도 모르는 그 부인의 순교 화관을 오늘 순교자들 옆에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를 순교로 이끄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하느님 은총”이라며 “매일매일 순교자와 성인처럼 살아가는 ‘일상의 순교자’를 포함해 순교자들은 교회의 살아있는 피인 동시에 교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들은 사랑의 힘과 관대함으로 오만과 폭력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며 그리스도가 보여준 사랑의 힘으로 세상의 악에 맞서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여름 프랑스에서 미사 도중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된 자크 아멜 신부의 여동생 로셀린 아멜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오빠 신부의 희생이 많은 결실을 가져와서,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이 평화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