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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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주교들이여, 사제들이 아버지처럼 느끼게 하십시오, 기도하다 졸더라도 그분 앞에 머무십시오

참 빛 사랑 2017. 6. 8. 22:45


교황, 성직자성 총회 참석한 주교들에게 당부


▲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교황청 성직자성 연례 총회에 참석한 성직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와 사제들에게 연이어 소통 노력과 순례자의 삶을 주문했다.

교황은 1일 교황청 성직자성 연례 총회에 참석한 주교들에게 “사제들을 홀로 내버려두지 말고 아버지처럼 그들 곁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준비한 원고를 옆으로 치워놓고, 장시간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여러 가지 당부를 쏟아냈다.

“사제들 곁에 머무십시오. 사제가 홀로 있으면 위험합니다. ‘경직됨’이라는 도피처로 들어가고 싶은 유혹을 느끼다 끝내 포기할 수 있습니다. ‘주교님을 만나려고 전화했는데 연락이 없다’는 사제들 불평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저 역시 주교들에게 여러 번 말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신부들 전화를 받아라. 못 받았거든 밤에도 좋고, 다음날도 좋으니 바로 전화를 걸어줘라.’ 그래야 사제들이 자신에게 아버지가 있다는 걸 느낍니다. 사제들과 가까이하지 않고는 교구를 이끌 수 없습니다.”

교황은 또 “우리가 주님의 온유함에 ‘낚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절대 사람 낚는 어부가 될 수 없다”며 쉼 없이 기도하라고 당부했다.

“주님과 단단히 묶여 있지 않으면 사람을 낚을 수 없습니다. 잠시라도 감실 앞에 머무십시오. 기도하다 (피곤해서) 졸음이 쏟아지면 어떻습니까? 그냥 그분 앞에 머무십시오. 주님도 그걸 좋아하실 겁니다.”

이어 “사제 성소가 없는데도 신학교 빈자리 채울 생각에 신학생을 마구 받아들이지 말라”고 강조했다.

“정말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는지, 아니면 피난처를 찾는 젊은이인지 신중하게 식별하십시오. 성소가 없는데도 단지 우리가 필요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교회가 (쓰고 돌려줘야 하는) 융자를 내는 겁니다.”

교황은 또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다소 피상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직자 사회의 세대 갈등에 대한 언급이다.

“그들에게 ‘유동적인 세대’라는 꼬리표를 흔히 붙이죠. 열정과 이상이 부족한 것 같고, 일부이지만 연약한 데다 개인주의에 빠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들에게 인생 전부를 거는 용기가 없다거나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자원’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젊은 사제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점입니다. 주님의 선택은 늘 ‘미약한 자’에게 기울었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위대함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또 “사제는 주님의 제자로서, 또 복음의 순례자로서 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며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느님이 하신 놀라운 일들에 항상 새롭게 적응해야 하고 열려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하루 전날 아침 미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사도 바오로가 에페소를 떠나며 원로들에게 한 작별 인사(사도행전 20장 참조)에 빗대 “참된 사목자는 자신이 역사의 중심이 아니고, 양 떼를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기에 미련 없이 떠날 줄을 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