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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4000여 명 새 사제 위해 기도
한국 두 번째 청각장애인 사제 탄생
형제 사제, 형제 사제·부제도 배출
서울대교구에서 사제 26명(레뎀또리스마떼르 1명 포함)이 새로 탄생했다. 사제서품식은 7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거행됐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5)를 주제로 한 사제서품식에는 교구 사제 325명과 신자 4000여 명이 자리해 한마음으로 새 사제들을 위해 기도했다.
올해는 특별히 한국 교회 두 번째 청각장애인 사제가 나왔다. 3살 때 청력을 잃은 김동준 새 사제는 “2007년 아시아 첫 농인 사제가 된 박민서 신부님이 앞서 걸어간 여정이 있었기에 든든한 마음으로 용기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민서(장애인 사목 특임사제) 신부는 이날 서품식에 참여해 후배 사제들을 응원했다. 아울러 박 신부를 사제의 길로 이끌었던 정순오(성사전담사제) 신부가 수어(手語) 통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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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는 또 ‘형제 사제’ 두 쌍을 배출했다. 류호준·김용우 새 사제는 각각 2023년 수품한 류호영·김용주 신부의 동생이다. 사제품 대상자 대표 김용우 신부는 “어릴 적부터 형을 보며 큰 영감을 얻었고, 사제의 길을 걸으면서 많은 도움과 지원을 받았다”며 형 김용주(서초동본당 보좌) 신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류호영(명일동본당 보좌) 신부는 동생 류호준 새 사제를 격려하며 “혼자가 아니라 동생과 함께 사제의 길을 걸어 위로가 되고, 옆에서 충고해줄 사람이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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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각각 사제품과 부제품을 받은 연년생 형제도 있다. 형 김형섭 신부와 동생 김민섭 부제다. 김 신부는 ‘경청하는 사제’, 김 부제는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두 아들을 온전히 주님께 맡긴 김장훤(프란치스코)·이난주(클라라) 부부는 “좋은 아들을 주셔서 은총 속에 잘 길렀다”며 “하느님께 보호와 사랑을 받으며 좋은 곳에 잘 쓰이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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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품식을 마치고 명동대성당 밖으로 나온 새 사제들은 출신 본당 신자들로부터 열렬한 축하를 받았다. 이들의 뜨거운 환호 앞에선 체감온도 영하 13도의 맹추위도 무색했다. 수유동본당 출신 김재호 신부를 응원하러 온 정택민(23, 예비신자)씨는 “김 신부님은 늘 밝고 살가웠던 분으로 저도 잘 챙겨주셨다”며 “좋은 목자가 되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제신학원 레뎀또리스마떼르 소속 후안 파블로 신부는 통기타를 멘 다국적 신자들로부터 흥겨운 노래 선물을 받았다. 레뎀또리스마떼르는 국제 사도직 단체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이 아시아에서 사목할 선교 사제 양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신정3동본당은 최영환 신부가 사제품을 받으면서 2002년 설립 이후 23년 만에 첫 사제 탄생이란 영광을 안았다. 공지선(크리스티나) 성소후원회장은 “최 신부님은 청소년 시절 팔에 깁스하고도 미사에 참여할 정도로 열심한 신자였다”며 “이토록 기쁜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올해 사제가 2명씩 나온 본당도 성산동·양천·신월동본당 등 3곳이나 된다. 특히 신학생이 많기로 유명한 양천본당은 최근 5년간 사제 8명을 배출했다. 양천본당 임지환(베드로, 4학년) 신학생은 “선배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큰 응원이 된다”며 “그 뒤를 따라 사제의 꿈을 꼭 이루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전날인 6일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부제 서품식에선 신학생 18명(카푸친작은형제회 1명 포함)이 부제품을 받았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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