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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순교자 시복시성 출발점은 신자 간청과 기도

참 빛 사랑 2025. 2. 16. 14:57
 
교황청 시성부 차관보 보구스와프 투렉 몬시뇰(가운데)이 서울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사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황청 시성부 차관보 보구스와프 투렉 몬시뇰은 한국 교회 순교자들이 시복시성되기 위해서는 “그 절차가 위에서부터가 아닌 평신도들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복시성은 하느님 백성의 원의(願意, 바라는 마음)가 모이는 것이 절차의 시작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투렉 몬시뇰은 9일 서울 합정동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본지와 만나 “신자들의 간청과 기도가 모이면 교회도 이를 인식하고 그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렉 몬시뇰은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덕행·명성 Ⅱ’ 주제 심포지엄에서도 전구 기도의 중요성 등 시복시성의 중요한 요건을 상세히 전했다.

투렉 몬시뇰은 “성인과 복자를 통해 전구 기도를 청하면서 그분들이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주신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면서 “인간은 관계 속에 있고 교회도 마찬가지로 성인과 복자·가경자와 끊임없이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들은 하느님 곁에 가까이 있고 여전히 신앙 공동체로 우리와 연결돼 있기에 이분들을 통해 우리 원의를 요청하기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렉 몬시뇰은 ‘카나의 혼인 잔치’(요한 2,1-11)를 예로 들면서 “예수님께서도 어머니를 통해 물이 포도주가 되기를 요청했듯이 성인과 복자들을 통해 기도드리는 것은 우리의 깊은 신앙 표현”이라며 “이분들을 통해 우리는 원의뿐만 아니라 자비에 다가가는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렉 몬시뇰은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 교회가 순교자를 현양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교구를 넘어 주교회의 차원의 신심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다른 지역 교회와는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이라면서 “이러한 사례를 아르헨티나의 한 성인 현양 때 말고는 찾아보기 드물어 교황청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투렉 몬시뇰은 절두산순교성지 일대를 꼼꼼히 둘러본 뒤 “한국 교회가 박해 당시 신자들의 영웅적 덕행을 본받아 오늘날까지 잘 간직하고 뿌리내려 살아있는 신앙을 간직하고 있음을 직접 보게 돼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 교회가 시복 시성 추진으로 활기찬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더욱 새롭게 나아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