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돈암동본당 주임 주경수(오른쪽) 신부가 1월 28일 한 신자에게 손목 밴드를 채워주고 있다
사람은 하루에 몇 번이나 험담과 불평을 할까.
한 조사에 따르면 1인당 하루 15~30번의 불평과 험담을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다. 험담과 불평, 비난, 욕설은 대인관계는 물론 공동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관계 단절과 악화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감사와 기쁨, 희망이라는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더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10여 년 전 미국의 윌 보웬 목사는 험담과 불평을 줄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취지로 캠페인을 벌였다. ‘불평 없는 세상(A complaint free world)’이 캠페인의 시작이다. 서울대교구 돈암동본당(주임 주경수 신부)이 이 캠페인을 시도해 화제다. 서울대교구장 사목교서 주제인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다.
주경수 신부는 물질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뿐만 아니라 이웃에게 행복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언어 습관도 사랑 실천의 한 방편으로 봤다. 말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며 또 누구든지 실천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본당은 1월 27~28일 주일 미사를 시작으로 ‘험담ㆍ불평 없는 세상 만들기(Stop Bad Mouthing)’ 캠페인에 들어가면서 전 신자에게 손목 밴드를 나눠줬다. 험담과 불평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들은 분홍색ㆍ흰색ㆍ파란색ㆍ주황색 등 갖가지 색깔로 제작한 고무 손목 밴드를 착용하면 된다. 그러다 험담과 비난, 욕설 등을 하면 반대편 손목으로 밴드를 옮기는 방식이다. 험담과 불평불만을 했다는 것을 의식하게 해줘 앞으로 조심하도록 알려주는 표지다. 21일간 손목 밴드를 옮기지 않으면 성공이다. 본당은 캠페인에 성공한 신자에게 본당 수호성인인 패트릭 성인 펜던트를 선물하기로 했다.
윌 보웬 목사가 발표한 바로는 캠페인의 효과는 놀랍다. 대인관계가 향상되고 조직과 공동체 분위기가 개선된다. 부부와 가족 관계도 회복된다. 무엇보다 개인의 자존감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감소로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감사의 습관이 생기며 신앙 성장도 꾀할 수 있다.
주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방문 앞에 ‘VIETATO LAMENTARSI’(불평 금지) 포스터를 붙였고, ‘험담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돈암동 공동체가 이 캠페인을 통해 감사와 기쁨, 희망의 공동체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페인이 정착되면 냉담 교우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공동체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며 “캠페인이 교구와 교회 안에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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