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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개혁, 외형 변화 아닌 회심 선교성 단체성 전문성…

참 빛 사랑 2016. 12. 31. 12:22

교황,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교황청 개혁의 기본 원리 제시


▲ 12월 22일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과 성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교황청 개혁에 관해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시티=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개혁의 큰 그림을 새롭게 제시했다.

교황은 12월 22일 교황청에 근무하는 고위 성직자들과 성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복음과 시대의 징표’에 부합하는 개혁을 주문했다.

교황은 해마다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이 자리를 빌려 연설을 한다. 2014년 연설에서는 교황청이 앓고 있는 질병 목록을 열거하면서 관료화된 성직자들을 ‘영적 치매’에 걸렸다고 호되게 비판해 한동안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질병의 항생제로 ‘본질에 충실하라’는 처방을 내놓은 바 있다.

교황은 이날 “복음은 모든 이, 특히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에게 선포돼야 한다”며 “따라서 무엇보다 앞서 복음에 부합하는 교황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봉사해야 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더 잘 응답하려면 시대의 징표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의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발언 수위가 2014년의 그것에 못지 않았다. 교황은 사람(교황청 부서장)이 아니라 문화를 바꾸길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개혁의 목표는 외형을 꾸미는 게 아니다. 짙은 화장으로 늙은 얼굴을 가리거나 주름을 펴려고 성형수술을 받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교회가 진정 걱정해야 하는 것은 주름살이 아니라 ‘흠집’이다. 지속적 양성으로는 부족하다. 지속적인 회심과 정화가 필요하다. 정신을 바꾸지 않으면 구체적 개선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따금 불거져 나오는 개혁에 대한 저항 목소리에 대해서도 입장도 밝혔다. 미국의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 등 보수 성향의 추기경 4명이 이혼 후 재혼(사회혼)자의 영성체 가능성에 대한 교황의 생각을 묻는 질의서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 비근한 예다.

교황은 개혁에 저항과 고충이 따르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단, 선의와 진실한 대화에서 나오는 공개적 저항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과 완고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은폐된 저항이 있다고 했다. 교황은 “그런 사람들 마음은 영적 겉치레의 공허한 미사여구로 가득 차 있다”며 “그들은 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모든 게 원래 그 자리에 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뒷담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무반응은 죽었다는 표시다. 반응이 있는 것은 살아있다는 표시이기에 공개적 저항은 필요하고, 또한 거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공개적 저항에 대처해 나갈 계획임을 시사했다. 또 개인적 회심, 선교성, 단체성, 전문성 등 개혁의 12가지 기본 원리를 제시했다.

교황은 “개혁의 가장 확실한 안내자는 성령이기에 기도가 더욱더 필요하다”며 함께 기도하면서 교황청을 쇄신해나가자고 호소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