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장에서 안정되고 풍요로운 가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사목적 전망을 다룬다.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를 비롯해 결혼 생활의 초기의 상황, 혼인생활과 가정의 여러 위기 문제 그리고 배우자와의 사별 문제까지 일별하면서 사목적 방안을 제시한다(199~258항). 교황은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실천적이고 효과적인 방안 마련은 각 지역의 문제와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일반적 측면에서 몇 가지 사목 방안을 언급한다.
오늘날 가정의 복음을 선포하기(200~204항)
가정은 복음화의 대상만이 아니라 또한 주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자 가정은 가정 복음화 사도직의 첫째가는 일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 가정들이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장애를 극복하고 가정 사도직의 능동적인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이뤄지는 주된 자리는 “가정들의 가정”인 본당이다. 이 말은 본당 사제나 부제, 수도자, 교리교사와 그 밖의 사목 활동가들에 대한 더욱 충분한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사목자들은 오늘날 가정들이 당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는 데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필요하다면 사제들이 가정을 꾸리는 동방 교회의 경험을 참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황은 “가정이 신학교 교육 과정과 사제 생활의 일환이 돼야 한다”면서 신학교에서 보내는 시간과 가정들의 가정인 본당에서 보내는 시간을 결합하는 것이 신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신학생들은 가정 생활의 구체적인 현실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 사목을 보조할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들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다. 전문가들 특히 실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은 가정들의 실제 상황과 구체적인 관심사에 바탕을 둔 사목 활동들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205~211항)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와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가정의 상황을 고려할 때에 곧 혼인하려는 이들을 잘 준비시키는 일에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가 크게 노력해야 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에 교회가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교황은 약혼자들이 사랑으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격려한다. 약혼자들이 참다운 그리스도교적 사랑 안에서 성장하는 것은 교회 전체를 더욱 튼실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 교회들에는 젊은이들에게 혼인 성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혼인을 제대로 준비하는 데 합당한 최선의 방법을 제공하는 법을 식별하는 일이 요청된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약혼자들에게 많은 것을 주입하려 하기보다 큰 용기와 관대함으로 평생을 함께 살도록 도와줄 수 있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황은 이와 함께 혼인 준비가 혼인한 당사자들의 가정에서부터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다. 가정에서 특히 부모들의 좋은 표양은 자녀들이 혼인을 잘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혼인 직전에 교육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정에서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한 부부가 사랑으로 또 가정의 복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사목적 활동은 자녀들이 미래의 혼인 생활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사랑에 빠져 눈에 콩깍지가 씌면 상대의 결점은 보이지 않는다. 또 자신의 결점은 숨기려 하고 장점은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가서야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이 때문에 교황은 결혼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 사랑과 헌신을 통해 무엇을 이해하는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두 사람이 함께 닦아 나갈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도록 젊은이들에게 강하게 권고해야 한다고 밝힌다. 서로 원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단순한 생각은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 서로 진실하게 헌신하려는 더 깊은 이유를 식별하기 전에는 결혼을 권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결점을 알았을 때에는 그 결점을 상쇄할 수 있는 장점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에 앞서 서로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서로 알지 못하면서 결혼하고 있다고 교황은 안타까워한다.
또 한 가지, 결혼식을 끝이 아니라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평생을 함께하는 결혼 생활의 시작으로 여겨야 한다. 따라서 약혼한 이들과 결혼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사랑을 키우는 데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감으로써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과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데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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