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 로고. 출처= 언스플래쉬
구글이 미국 플로리다주(州) 잭슨빌 지역 낙태클리닉 밖에서 가톨릭 미사와 기도 행사를 준비하던 프로라이프 단체회원의 계정을 차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프로라이프 단체 패밀리 포 라이프(FFL) 소속 활동가 트루디 페레즈-포베다(76)씨는 최근 구글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하고, 구글 계정에 보관하던 10여 년간의 데이터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다.
소장에 따르면, 페레즈는 지난해 9월 잭슨빌 지역 프로라이프 단체회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낙태클리닉 밖에서 진행될 미사에 관해 안내했다. 그러나 메일을 보낸 지 약 1시간 만에 구글은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페레즈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페레즈는 계정을 복구하기 위해 며칠 동안 노력했지만, 구글 측은 사용 정책을 위반했다며 계정의 영구적인 정지를 통보했다.
구글 측은 “보안상 페레즈의 계정을 차단한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할 수 없다”며 “정지된 계정에서는 페레즈가 지난 10년 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메시지에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루디의 법률 대리인 측 토마스 모어 위원회는 “소장을 접수해도 구글 측은 완전한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레즈는 성명을 통해 “하루아침에 12년 치 데이터를 통째로 잃었는데, 제대로 된 설명 하나 듣지 못했다”며 망연자실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토마스 모어 위원회 맷 헤프론 변호사는 “미국에서 불길한 검열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송은 디지털 광장 역할을 하는 대형 소셜 미디어 기업의 검열을 향한 반발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가톨릭교회법은 필요할 경우 성지 밖에서도 미사를 거행할 수 있다(제932조 참조)고 규정하고 있다. 페레즈는 “플로리다주 성 아우구스티노 교구의 에릭 토마스 폴마이어 주교로부터 지역 사제가 야외미사를 거행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고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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