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 예고로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폭력을 규탄하고 전쟁 확산을 깊이 우려했다.
교황은 4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주일 삼종기도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악화한 중동 상황을 언급하며 “폭력적이고 유혈이 난무하는 이 전쟁이 더 이상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복수’를 명분으로 표적공격을 자행한 이스라엘에 대해 “표적 공격과 살인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는 정의의 길, 평화의 길을 따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더 많은 증오와 복수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전쟁은 패배”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하느님이 원하시는 평화를 달성하는 데 방해되는 모든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가자지구와 모든 전선에서 전투가 즉각 중단되고 인질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교황은 또 전쟁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한 기도도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삼종기도에서 지난 7월 27일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전하며 “소중한 생명을 잃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레바논의 모든 희생자, 특히 무고한 어린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7월 28일 골란고원에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으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이 장례식을 앞두고 슬퍼하고 있다. OSV
7월 28일, 골란고원에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공격으로 마을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던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목숨을 잃었다.OSV
최근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간 공방이 극심해지며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7월 31일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영토 내에서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하니예 사망 배후에 이스라엘 정부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보복 공격을 천명한 상태다. 각국 정부는 유다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예루살렘 성전이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파괴된 사건을 애도하는 명절)’ 기간인 오는 12~13일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하며 현지에 머무는 자국민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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