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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

공개적으로 교황 비난해온 전 주미 교황대사 ‘파문’

참 빛 사랑 2024. 7. 16. 20:52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온 전 주미 교황대사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사진>가 파문됐다.

교황청 신앙교리부(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는 5일 성명에서 “교회에 분열을 일으킨 비가노 대주교의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파문(excommunicatio)한다”고 밝혔다. 신앙교리부는 “그는 교황을 인정하고 순명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교황에게 순명하는 교회 구성원들과 친교를 거부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당성을 거부하는 발언을 이어왔다”며 “이에 비가노 대주교를 파문하기로 하고 5일 비가노 대주교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파문 결정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교황청의 결정에 따라 비가노 대주교는 파문 처분을 받았다. 파문은 교회법이 정한 교정벌 중 교회의 친교를 박탈하는 가장 무거운 형벌로,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교회에서 거행하는 모든 성사에 참여할 수 없다.

올해 83세인 비가노 대주교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2009년부터 2011년 교황청 국무원 사무총장으로 일했으며 2016년까지 주미 교황대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교황이 동성애를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2020년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과를 부정하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또 그는 공개적으로 교황을 “사탄의 종”이라 비난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6월 20일 교황청 신앙교리부에 관련 혐의에 대한 재판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당시 비가노 대주교는 교황청의 소환 명령에 “나를 심판한다고 주장하는 재판소와 그 재판소장, 그를 임명한 사람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