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과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1회기 참가자들이 바티칸 바오로6세 홀에서 회의 시작을 앞두고 기도하고 있다. OSV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1회기가 오는 2024년 10월 열릴 2회기를 기약하며 마무리됐다.사진은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 모여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정기총회 참가자들의 모습. OSV
4일 개막으로 약 한 달간 진행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1회기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360여 명의 시노드 참가자들은 평화를 향한 교회의 역할, 가난한 이를 섬기는 교회 사명, 교회 내 여성의 역할, 시노드적 교회로 살아가기 위한 과정과 교계 제도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경청의 시간을 가졌다. 논의된 내용은 교황 서한 형식으로 작성돼 전 세계에 전해질 예정이다.
시노드 참가자들은 1회기를 돌아보며 “성령께서 교회에 전하신 말씀을 한곳에 모으는 자리였다”고 공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교회의 부의장 다불라 안토니 음파코 대주교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경청과 존중, 수용을 통해 사람들이 진정으로 서로를 표현하고 환영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성령 안에서 대화’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교회 내 여성의 역할과 성소수자, 성 학대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 역시 가감 없이 논의됐다. 쉴라 피레스 시노드 정보위원회 사무총장은 21일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교회 내 여성의 역할,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더욱 반영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또 “시노드를 거치며 교회 내 성직주의가 성 학대 문제의 핵심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함께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학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교회 내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디지털 시대 속 선교 방향 역시 이번 정기총회에서 논의된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피레스 사무총장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디지털 세상에 대해 단순한 가상의 환경이 아니라, 우리 삶의 방식을 형성하는 일상의 일부로 간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면서 “결국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선교의 핵심에 두고 가난한 이를 섬기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사명을 깊이 되새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시노드 과정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전하기 위한 서한도 작성돼 25일 발표됐다. 교황청 홍보부 장관 겸 시노드 정보위원장 파올로 루피니 박사는 “가능한 많은 사람, 특히 시노드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참여하지 않은 이들에게 대의원들이 겪은 경험을 알리기 위한 서한”이라며 “교황의 동의를 얻었고, 시노드 참가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노드 정기총회 1회기에 논의된 내용은 간단한 ‘종합보고서’(Synthesis Report) 형식으로 작성돼 공개될 예정이다. 종합보고서는 1회기 대의원들이 선정한 7명과 교황이 지명한 3명으로 구성된 종합보고서위원회 위원들이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이를 시노드 전체회의에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거쳐 발표된다. 보고서에는 전체회의에서 나온 발언과 35개 소그룹 논의를 통해 나온 내용 등이 포함된다.
종합보고서위원회 위원이자 세계주교시노드 책임보고관인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보고서는 합의가 이뤄진 부분과 합의가 부족한 부분, 그리고 하느님 백성과 함께 검증하기 위해 신학적, 사목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열린 질문들을 포함하는 과도기적 형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종합보고서는 최종 문서가 아니며, 다음 총회를 위한 의안집 역할도 하진 않을 것”이라며 “시노드 후속 단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이의 관심 속에서 개최된 이번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1회기는 내년 10월 열릴 2회기를 기약하며 29일 마무리된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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