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나치의 손에서 유다인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주세페 베오티(1912~1944) 신부의 순교를 공식 인정했다. 교황청은 또 카메룬의 시몬 음페케 신부 등 하느님의 종 8명의 영웅적 덕행도 인정했다.
교황청 시성부는 5월 20일 교황이 베오티 신부의 순교를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교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령을 통해 순교자로 인정받은 주세페 베오티 신부는 1912년 이탈리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나 1938년 사제품을 받았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부터 전쟁 속에 박해받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 그 가운데에는 전쟁을 피해 탈영한 군인, 수용소를 탈출한 포로들도 있었다.
특히 베오티 신부는 교구민들과 함께 나치의 손에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100여 명의 유다인을 숨겨주고,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데에도 힘썼다. 이 때문에 베오티 신부는 나치로부터 쫓기는 몸이 됐고, 이를 피해 이탈리아 파르마 시돌로의 한 성당에서 머물던 중 나치의 손에 체포돼 총살됐다. 이로써 베오티 신부에 대한 시복의 길도 열렸다. 순교자로 인정될 경우, 기적 심사가 면제돼 시복 자격을 갖추게 된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하느님의 종 8명의 영웅적 덕행을 인정하는 교령에도 서명했다. 이날 가운데 시몬 음페케(1906~1975) 신부는 카메룬의 산악지대와 정글 지대를 누비며 헌신적인 선교 활동을 펼쳐 ‘바바 시몬’으로 불린 사제다. 스페인의 페드로 디에즈 길(1913~1983) 신부는 뛰어난 교리교사이자 영적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탈리아의 에다 로다(1944~1996) 수녀는 폭행과 성폭력을 당하는 고난 속에서도 이탈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선교를 펼친 덕행을 인정받았다. 이들의 전구로 나타난 기적이 입증돼 공식 인정되면, 복자로 선포될 수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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