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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인터뷰] 이계상 "내 손자는 레지오마리애의 꼬마 마스코트"

참 빛 사랑 2021. 7. 28. 21:19

손자에게 신앙 전해준 이야기로 신앙수기 공모전 사랑상 수상

▲ 손자(이지우)와 명동 `토리노의 수의` 전시를 관람한 이계상씨.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계상(분도) /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기념 신앙수기 수상자(사랑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 손자는 ‘레지오마리애의 꼬마 마스코트’
어릴 때 할머니 따라가 레지오마리애 목요주회 참석
처음에는 할머니 옆에서 자다 나중에는 단원들과 함께 기도

주1회 천주교 성지와 역사박물관 데리고 다니며 신앙의 뿌리 심어줘
딱딱한 이론만으로는 아이들에게 신앙 전하기 힘들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심어주면서 신앙 안에 머물도록 이끌어줘야


[인터뷰 전문]

조부모들의 사랑과 격려는 손자녀의 바른 인성과 사회성, 두뇌 발달에도 영향을 끼치는데요, 조부모가 전하는 신앙 교육의 효과는 어떨까요?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기념해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이 마련한 신앙수기 공모전에서 손자를 위한 신앙교육으로 교구장상을 수상한 이계상 분도님 만나보겠습니다.

▷이계상 분도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공모전에서 1등상인 사랑상을 수상하셨는데,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식 듣고 기분이 어떠셨어요?

▶감사합니다. 저의 부족한 글을 관심 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사실 더 훌륭한 글이 많이 있었을 텐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손주와 자녀들에게 어떤 축하 인사를 받으셨습니까?

▶요즘 가족끼리 단톡방에서 소통을 많이 하잖아요. 저도 단톡방이라는 곳에서 여러 가지 대화를 하고 있는데, 큰며느리가 ‘아버님, 축하드려요.’ 문자를 올렸어요. 그걸 보니까 기쁜 거 있죠. 한국 나이로 74살인데 아직도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제님 목소리 들으니까 7학년 4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데요.
신앙수기의 제목이 ‘레지오마리애의 꼬마 마스코트’인데요, 이 꼬마 마스코트가 어르신께서 신앙을 전해준 손주인 거죠? 아들 내외와 함께 사셨던 겁니까? 아니면 때때로 손자를 돌봐 주신 겁니까?

▶맞습니다. 꼬마 마스코트가 이지우인데요. 저희 집안은 오랜 기간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가톨릭 집안입니다. 마스코트 이지우가 큰 아들의 아들이죠.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같이 하면서 지내왔습니다.


▷손자를 언제부터 돌봐주셨어요? 지금은 얼마나 컸나요?

▶처음에는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게 됐어요. 아이를 키우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베이비시터를 두려니까 걱정이 돼서 제가 맡아서 키우게 됐어요. 오래 전부터 함께 지내게 되었죠. 며느리가 직장 사정으로 수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아들 내외가. 그러다 보니까 매일같이 함께 못 지내고 손자는 여름, 겨울방학 중에 우리 집에 와서 한 달 정도 지내고 갔습니다. 지금은 커서 벌써 중학교 1학년이 됐어요.


▷분도 형제님은 본당이 어디십니까?

▶저는 서울의 명일동본당이고요.


▷언제부터 어떻게 손자가 레지오마리애의 꼬마 마스코트가 됐는지 그게 참 궁금합니다.

▶마스코트라는 단어는 프랑스 말이잖아요. ‘무언가 지켜준다’는 의미를 가졌는데 최근에는 아주 귀여운 단어로 쓰이고 있잖아요. 제 아내가 오래 전부터 명일동성당에서 레지오마리애 황금궁전 쁘레시디움의 단원이었습니다. 오래 되었는데 매주 목요일에 레지오 주회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 손자 꼬마 지우를 키우게 되는데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예요. 너무 어려서 할아버지는 곤란하고. 그래서 할 수 없이 직접 데리고 참석하게 됐죠.

매주 참석을 하다 보니까 손자가 할머니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된 거죠. 끝날 때까지 기도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영락없는 마스코트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선 레지오마리애 주회를 데리고 다니시고, 어르신께선 손자에게 한국교회의 역사와 신앙의 뿌리를 알려주시려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성지순례를 다니셨다고요? 손자 지우와 어떤 곳들을 함께 다니셨습니까?

▶일주일 중에 목요일은 할머니와 함께 레지오 주회를 갔고 제가 뭔가 손자에게 신앙적, 정신적으로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주 화요일, 일주일에 하루를 잡아서 지우와 함께 외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주로 명동성당을 비롯해서 서소문 중림동성당, 절두산, 새남터 순교성지를 찾아서 신앙의 뿌리를 심어주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리고 경복궁에 있는 역사박물관 등 여러 곳을 찾아다니면서 한국의 역사, 문화, 한국의 정체성을 심어주었죠. 한 번은 인사동 문화거리에 가서 재미있는 전통문화를 둘러보고 바로 그 옆에 청계천 냇가에 가서 손잡고 나중에 밥도 먹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매우 목요일에 목요주회에도 참석을 하고 할아버지 손잡고서 성지순례도 함께하고 있는데 요즘 어린 아이들 보면 1시간 족히 걸리는 어른들의 기도모임 시간에 스마트폰 보는 게 일상화 되어 있는데 따분하거나 지루하다는 얘기는 안 하던가요.

▶아마도 처음에는 어렸을 때라서 아내 마틸다 할머니가 주회를 데리고 가면 시작하자마자 잠이 들었다고 해요. 그럴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나중에는 서서히 손자가 분위기에 어울리면서 주회가 끝날 때쯤 되면 같이 성호를 긋고 기도를 같이 하게 되었다고 해요. 아마도 처음에 할머니를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 것 같아요. 할머니 엄마가 된 거죠.


▷할머니와 레지오마리애, 할아버지와 성지순례를 한 것만으로도 신앙교육에 모자람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주셨습니까?

▶그게 신앙은 이론보다는 실제 체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하긴 했는데 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입니다. 정작 우리가 믿는 신앙의 대상인 하느님을 제대로 그때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한때 냉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혼 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40년 전에 성경과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체험하게 됐죠. 하느님이 바로 이런 분이구나. 기쁨과 행복을 주시는 분이구나. 알게 되고 그때부터 하느님과 함께한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아주 기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봉사활동도 하고 경찰서에서 선교사 활동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체험이라는 게 결국 하느님 안에 머문다는 말인데요. 그 말이 무슨 말인가? 예수님 성경에 보면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있겠다.’고 하셨잖아요. 그리고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물러야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주님 안에 머무는가. 이것이 문제인데 바로 이것이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과 대화를 하게 되고 하느님 함께 머물면서 하느님을 체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바로 이러한 경험을 우리 손자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이 보면 주모경만 해도 대단한 건데, 주모경 등 정해진 기도만 가지고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자율기도, 묵상기도는 가르쳐주고 그 안에서 하느님과 머물면서 있는 그대로 대화를 해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함께하실 거라는 방법을 가르쳐 줬죠.

처음에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끔 뭔가 애매한 상황이 되긴 되는데 나중에는 힘들고 어려울 때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이 자기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을 확실히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그야말로 조부모님께서 신앙의 전수자로서, 정성과 사랑으로 믿음을 전해주셨는데요.
손자의 첫영성체 때 기억이 남다르셨겠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죠. 그때는 수원으로 이사 간 이후예요. 그곳 성당에서 첫영성체 하게 되었는데 참으로 대견스럽더군요. 어른스럽게 미사 참례하고 귀여운 손으로 성체를 모시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예수님이 성경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강조하셨잖아요. 예수님께서 아이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루카 18,16)라고 하셨어요. 다른 복음에서도 있기는 있던데 예수님의 이 말씀이 떠오르면서 상당히 마음이 뿌듯했다고 할까요.


▷중학교 1학년이면 이제 사춘기도 다가올 때이고 부모나 신앙과도 멀어지는 시기인데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신앙생활을 해온 지우군은 청소년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전에는 귀여움이 있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변성기도 오고 무뚝뚝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는 게 어른스러운 것 같아요. 장남인 것 같기도 하고. 엄마, 아빠가 주일미사를 게을리 하면 자기가 다그치기도 하고 생각하는 것도 어른스러워졌습니다. 엄마, 아빠가 부부싸움하면 중재도 하고. 이렇게 하면서 올바르게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기성세대들은 대체로 맞벌이로 경제활동을 하고 아이들도 밤늦게까지 대부분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가족끼리 친밀하게 보내는 시간이 적은데요.
이 같은 시대에 조부모들이 어른으로서, 신앙의 전달자로서 어떻게 지혜와 믿음을 전해주었음 하고 바라시는지요?

▶지금 시대는 아이들에게 신앙과 인성을 가르치는 것이 여러 가지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사실 집집마다 다 그런 것 같은데요. 그래도 지혜롭게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하고 같이 대화하면서 삶의 올바른 자세를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딱딱한 이론으로만 하면 아이들이 절대 따라오지 않죠. 같이 놀러가면서 이번에 저희가 그렇게 했는데요. 대화도 하고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기도 하고, 고궁이나 이런 데 가서 역사와 문화도 함께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뭔가 재미난 대화도 하면서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류 역사나 한국 가톨릭 역사에서도 보면 어려서부터 큰 뜻을 품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이 큰 사람이 되잖아요. 그리고 항상 보면 아이 주위에 부모나 조부모, 한석봉 이야기에도 나오지만 항상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잖아요. 아무리 시대가 이래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꿈이 이루어지도록 곁에서 도와주고 격려해 주면서 신앙 안에 머물도록 인도하다 보면 올바르게 크고 하느님 아들, 자녀다운 모습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이 주최한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기념 신앙수기 공모전에서 조부모 부문 사랑상을 수상한 이계상 분도님 만나봤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