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돌(장벽)을 치우고 싶어하신다고 프란치스교 교황은 말한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성 알레이시오 성당에 있는
‘부활하신 그리스도’ 유리화 작품. 【CNS 자료사진】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1코린 15,3-4)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기쁜 소식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우리의 신앙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만일 그리스도의 삶이 죽음으로 끝났다면, 성경은 어느 헌신적인 인물의 영웅담에 그쳤을 것이라고 한다.
교황은 주님 부활 대축일 즈음이면 “베드로는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가서”(루카 24,12)라는 구절을 즐겨 인용한다. 우리 자신의 부활은 죽음 뒤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베드로처럼 어둠 속에서 ‘일어나’ 그분을 만나러 ‘달려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교황 어록에서 주님 부활을 찬미하는 노래를 옮긴다.
할머니가 가르쳐 준 부활
“어릴 때 주님 수난 성금요일이 되면 할머니와 함께 그 예식에 참례하곤 했습니다. 성당에서 대리석으로 만든 십자가에 누워 계신 그리스도를 모시고 촛불 행렬을 했지요. 십자가 앞에 도달하면 할머니는 우리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하셨어요. 할머니는 ‘잘 보아라. 내일이면 부활하실 거야!’라고 말씀하셨지요. 그 당시는 전례 개혁 이전이어서 주일이 아니라 성토요일 아침에 부활 예식을 거행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성토요일 아침 부활 종소리가 들리면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게 하시려고 물로 우리의 눈을 씻게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영광을 바라보도록 가르치십시오.”(3월 21일 아침 미사 강론)
우리 무덤을 주님께 열어야
“그 여인들처럼 두려워서 얼굴을 숙이고 있으면(루카 24,5 참조) 생명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닫혀있는 우리 무덤을 주님께 열어야 합니다. 원한의 돌덩어리, 과거의 무거움, 나약함과 실수 때문에 생긴 무거운 짐을 그분께 갖고 갑시다. 오늘 밤에 굴려버려야 할 첫째 바윗덩어리는 우리를 스스로 가두어 버리는 희망의 부재입니다. 그리스도교의 희망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우리 자신 밖으로 나가서 그분께 우리를 열어드릴 때 주어집니다. 이 희망은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속에 성령께서 내려오셨기 때문입니다.”(2016년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 강론)
부활하신 그분의 심장
“부활하신 그분의 심장이 새롭게 뛰기 시작합니다. 이는 선물로, 은총으로, 희망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과 나누라고 주어진 것입니다. 주님은 무덤의 돌을 치우고 나오셨습니다. 주님은 또한 생산성 없는 비관, 삶과 동떨어진 관념적 사고방식, 안전만을 추구하는 강박 관념에 우리를 가둬두는 돌(장벽)을 치워버리고 싶어 하십니다.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흥정하려 드는 끝없는 야망 안에 가둬두는 돌도 부수고자 하십니다.”(2017년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 강론)
부활하신 주님은 어디에
“도대체 (부활하신) 주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 예수님 부활은 환상이 아닙니다. 꽃들로 장식된 축제가 아닙니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 우리 존재의 기초가 된다는 버림받은 돌의 신비입니다. 쓸모없게 된 것이 버려지는 이런 버림의 문화에서, 예수님이신 그 돌은 버림받았지만, 생명의 원천이 됩니다. 우리 또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진, 고통과 비극의 땅에 버려진 작은 돌들입니다.” (2017년 주님 부활 대축일 강론)
내면에서 주님 뵙기를
“새롭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목숨을 잃는 부활의 법칙을 우리 것으로 삼아야 합니다. 목숨을 잃는다는 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다시 말해 밀알 하나가 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개인적인 이익을 덜 생각하고, 우리 이웃, 특히 끝자리에 있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보고 도와주러 갈 줄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저는 예수님을 뵙기 원하지만, 내면에서 뵙기를 원합니다. 그분의 상처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당신을 위해,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그분 마음의 그 사랑을 관상하십시오.” (3월 18일 삼종기도 메시지)
정리=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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