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2024/02 155

하느님께서는 하느님 그 자체로 존재하신다

(작품1) 부활하신 그리스도: 프레스코 이콘, 13세기 중반, 코라 성당, 콘스탄티노플. 하느님의 불가해성 어두운 빛으로 표현 앞에서 언급한 어두운 구름을 빛이라고 하는 개념은 그분은 원천적인 빛이시라는 하느님의 불가해성(不可解性)을 대변합니다. 실상 우리 인간이 빛이라고 부르는 것은 태양에서 나오는 빛 또는 불빛, 전기에 의한 빛인 물리적인 빛이고, 그 빛이 필요한 것은 생물체들입니다. 그러나 교부들은 하느님에 대해 부정적(否定的)1)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서 부정적이라는 것은 하느님에 대해 우리가 이렇다저렇다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에 따르면 ‘신’이란 개념(槪念)은 인간적 개념이기 때문에 모든 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확한 해석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에 대비..

기획특집 2024.02.29

‘무부무군(無父無君)’ 명분으로 천주교 대박해… 다시 목자 없는 교회로

신유박해 당시 처형장인 서소문 밖 네거리로 끌려가는 순교자들을 묘사한 닥종이 인형. ‘박해 이야기’를 주제로 한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정미숙 수녀의 작품으로, 2013년 2월 서울 중림동약현성당 내 서소문순교자기념관에서 전시됐다. 정조의 죽음과 함께 찾아온 첫 번째 대박해 1801년 신유박해는 정조의 죽음과 함께 찾아온 첫 번째 대박해로, 1801년 1월 10일(음) 대왕대비 정순왕후 김씨의 금교령으로 시작하여 12월 22일(음) ‘척사윤음’으로 종결되었다. 흔히들 박해의 원인을 사회·정치·종교적 이유로 설명한다. 그러나 어떠한 사건은 단 한 가지의 이유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려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날처럼 ‘종교’라는 관념이 미분화되었던 조선 후기 전통 사회에서는 서구에서..

기획특집 2024.02.29

“사순 시기, 죽음 각오하고 십자가를 끌어안아 보세요”

나를 지키려고 십자가를 밀쳐내고 저항할 때 죽음은 시작되지만, 몸을 아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십자가를 수용할 때 오히려 생명을 얻는다. OSV “죽으면 썩을 몸뚱이 아껴서 뭣해!” 생전 어머니가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다. 가난한 시절, 우리의 부모는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력투구하며 몸을 불살랐다. 죽으면 썩을 몸, 아낄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가난 자체가 이미 죽음이었기에 죽음을 껴안고 살았을 것이다. 친구처럼 동료처럼 죽음과 줄타기를 하면서 더불어 살았을 것이다. 웬만한 고난도 품고 가야 할 운명이었으니 말이다. 돌이켜보면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때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생명은 지키는 것이 아닌 연장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몸..

영성생활 2024.02.29

감옥에서도 주님 수난에 동참하고 부활 전날에 순교

윤영선 작 ‘성 손자선 토마스’ 출 생 | 1839년 충청남도 당진시 신리 순 교 | 1866년(27세) 공주옥 / 교수 신 분 | 농부 사순 시기 희생과 극기는 거룩한 전통 사순 시기이다. 교회의 아주 오랜 전통은 사순 시기 참회와 보속을 통해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를 갈망해왔다. 성실한 신앙인들 중에는 좋아하는 취미나 기호품을 절제하며 사순 시기의 보속과 참회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들도 있다. 우리 신앙 선조들은 주님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삼가고 가난한 이웃에게 애긍을 실천했다. 빈궁한 처지에 초라한 끼니마저 아껴가며 단식을 했다. 사순 시기의 희생과 극기는 우리 신앙의 오래된 유산이고 거룩한 전통이다. 박해에 쫓겨 은신해 있거나 심지어 옥에 갇힌 몸으로도 교우들은 단식과 희생으로 보..

영성생활 2024.02.29

하느님의 뜻과 말씀에 귀를 쫑긋 세워야

신앙에서 ‘식별’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할까? 언젠가 한 모임에서 필자가 ‘식별’이란 말을 꺼냈을 때, 한 교수님께서 AI가 하는 안면 인식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으셨다. 식별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성질이나 종류를 알아서 구별하는 것이기에, AI가 사람의 얼굴을 다른 사물이나 동물과 비교해 분간해낼 때 식별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나름 일리가 있다. 신앙에서 말하는 식별은 매우 다르다. 식별은 공동체나 개인이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나 부르심을 읽는 영적 행위를 의미한다. 요즘 회자되는 시노달리타스란, 현시대의 도전 앞에서 하느님 백성 전체가 선교 사명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 하느님의 뜻을 함께 식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뜻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함께 모여 기도하며..

영성생활 2024.02.29

권력자들이여, 가난하고 힘없는 이를 보호하라

아모스는 첫 번째 저술 예언자로 북 왕국 이스라엘의 부자와 권력자들, 사제들에게 경신례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권리를 밝히는 율법을 상기시키며 이스라엘 멸망을 예언했다. 송계주, ‘아모스 예언자’. 히브리어 구약 성경 「타낙」은 아모스서를 요엘서 다음에 배치해 놓았습니다. 이유는 두 책이 메뚜기, 재앙, 불, 경신례 탄원, 주님의 날, ‘시온에’라는 표현 등 유사점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모스서는 요엘서보다 훨씬 이전인 기원전 8세기께 저술된 책입니다. 아모스는 ‘아모스야’를 줄인 말일 것이라고 성경학자들은 추측합니다. 아모스야는 우리말로 ‘야훼께서 (짐을) 들어주신다’, ‘야훼께서 (짐을) 짊어져 주신다’라는 뜻입니다. 헬라어 구약 성경 「칠십인역」과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히브리어 ..

영성생활 2024.02.29

천주교 비난하는 동기와 목적이 뭔지 파악하세요

가톨릭과 성공회 주교들이 1월 26일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을 순례하고 있다. 이는 ‘일치와 선교를 위한 국제 성공회-가톨릭 협의회’가 후원하는 로마와 캔터베리 순례의 마지막 여정이다. 사진=OSV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천주교를 이단이나 우상 숭배로 몰아대는 개신교 신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잘못된 교육과 상호 불신의 골이 깊기 때문입니다. 천주교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개신교 신자와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이 천주교를 비난하는 동기와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개신교 신자가 속한 교단이 천주교를 비난한다면 그것이 교리 문제인지 천주교 신자들의 삶에 대한 비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신교가 왜 그렇게 비난하게 되었는지 들어 보는 것도 필요합..

영성생활 2024.02.29

[금주의 성인] 성 가브리엘 포센티(2월 27일)

가브리엘 포센티 성인. 사진=굿뉴스 1831년 3월 1일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법률가 산테 포센티의 13남매 중 11번째로 태어난 가브리엘 포센티 성인은 프란치스코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부유하고 신심 깊은 가정에서 성장한 가브리엘은 4살 때 어머니를 잃고 큰누나 밑에서 자랐으나, 누나마저 콜레라로 사망하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스폴레토의 세액 사정관으로 임명된 뒤에는 그곳 예수회 대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가브리엘은 매우 지성적이며 능력이 뛰어났고, 문학과 예술에도 놀라운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 이면에는 깊은 신앙과 성모님에 대한 신심,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가브리엘은 1856년 9월 21일 마체라타 부근의 모로발레에서 예수고난회에 입회하여 수련자가 되었습니다. ..

영성생활 2024.02.29

[사도직 현장에서] 손수레에 마음 긁힌 날

프랑스에선 도심 주차를 하다 앞뒤 차와 살짝 부딪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범퍼는 주차 과정에서 상호 충격을 흡수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범퍼에 미세한 긁힘이 있어도 쉽게 넘어가질 않는다. 경차라 해도, 상대편 부주의로 갑자기 부딪치는 데는 대책이 없다. 어느 날 젊은 사람이 내 아토스를 가볍게 들이받았다. 소리보다 상처는 크지 않았다. 차주가 내리면서 “신부님 죄송합니다. 다치지 않으셨어요?”하길래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면 됐으니 조심해서 운전합시다”라고 말하고 현장을 떠났다. 차림새가 사제복이라 대응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큰 사고가 아닌데 병원에 드러눕고 보상이 어쩌고 하는 일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수도회원 수가 늘고 일정이 가중되면서 다른 경차에 관심을 가졌다. 연..

영성생활 2024.02.29

서로의 부족함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공동체

시노드 여정의 핵심적 요소 ‘공동체적 식별’ 교회는 함께 걸어가는 데에서, 회중이 모임을 통해서,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복음화 사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에서 자신이 친교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실현합니다. 시노드 정신은 하느님 백성 전체가 이러한 교회의 삶과 사명에 관련되고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의 모습은 시노드 정신을 통해 오늘날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시노드 정신을 구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시노드 여정에서 핵심적 요소인 식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공동체적 식별은 하느님께서 특정한 역사적 상황 안에서 들려주시는 부르심을 발견하도록 합니다. 이와 관련해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의 겔트루드 링크 수녀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수녀님은 19..

영성생활 2024.02.29

[생활 속의 복음]사순 제2주일-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 되는 법

수난과 부활 예고하신 예수님 오늘 우리는 마르코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관한 말씀을 듣습니다. 오늘의 말씀을 앞뒤의 내용과 연관해서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마르코 복음 8장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신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십니다. 그 질문에 대해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29절)라는 베드로 사도의 대답을 듣자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부활에 대해 예고하시고,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34절)고 말씀하십니다. 그런 말씀을 하신 이후,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 사도들을 따로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셨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습니다. 9장 30절부터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영성생활 2024.02.28

전쟁으로 눈물 흘리는 지구 위해 오늘도 두손 모아 기도를

“우리는 단편적으로 치러지는 제3차 세계 대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시기 담화에서 현재를 ‘산발적인 제3차 세계 대전’ 상황으로 정의했다. 전쟁의 위협이 특정 지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교황의 경고처럼 지구촌은 전쟁으로 연중 사순을 겪고 있다. 전 세계 평화는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성지(聖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미얀마 등지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국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 역시 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사순 시기, 전쟁 중인 지구촌 상황을 돌아보고 평화를 위한 교회의 발걸음을 살펴본다. 우크라이나 리우보틴 지역 주민들이 2022..

기획특집 2024.02.28

[제11회 신앙체험수기] 특별상-단 하나의 노을빛 사랑

어린 시절은 하느님 말씀에 촉촉이 젖으며 예쁜 손 모아 기도하는 풀꽃이었다. 살을 에는 한겨울에 1시간씩 파르르 떨며 성당엘 가도 추운 줄을 몰랐다. 교중미사에서 방울새 소리로 “우리 교황 위하여” 내가 선창하면, 교우들이 “기구하나이다”를 함께 합창했다. 나는 이슬처럼 맑은 성가가 좋아서, 예수님 성모님께 드리는 노래를 방울처럼 울리고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후 친정엄마는 7남매를 홀로 키우셨다. 시장 좌판에서 세상인심처럼 꽁꽁 언 고등어를 도끼 칼로 내리치며 생선 장사를 하셨다. 어둠이 깔린 부엌에서 검게 부어터진 손등으로 소주잔에 흐느끼던 엄마의 등은 내 가슴에 꼬부라진 지팡이로 박혀있다. 고달픈 엄마를 지켜준 건 묵주 기도였다. 몸의 지체인 양 팔걸이엔 차랑차랑 ..

기획특집 2024.02.28

생명나눔 헌혈, 팔 걷어붙인 신자들수원교구, 사순 시기 캠페인 돌입

한 신자가 헌혈을 하고 있고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가 이를 격려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매년 사순 시기 ‘생명나눔 헌혈캠페인’을 실시한다. 올해 첫 행사가 18일 상현동성당에서 열렸다. 교회는 사순 시기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탐욕과 이기심에서 벗어나 회개와 보속,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도록 권고한다. 대나무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은 중간중간 매듭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도 이런 매듭 같은 시간이 있어야 하며, 사순 시기가 바로 대나무의 매듭 같은 시간이다. 신자들에게 사순 시기는 영적ㆍ육적으로 비워내고 정화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회개한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도 사랑하게 된다. 이웃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주는 헌혈은 이웃을 사랑하는 하느님의 마음이다. 사진=수원교구 제공 ..

사회사목 2024.02.28

부산대 스승과 제자 ‘한마음’ 동티모르에 그린 사랑의 벽화

부산대 가톨릭교수회와 학생회의 손길로 동티모르 리퀴도에 성당 벽면에 가르멜 성모의 그림이 탄생했다. 부산대 가톨릭교수회 제공 부산대 가톨릭교수회와 학생회가 2월 12일부터 18일싸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동티모르 선교지 리퀴도에 지역을 찾아 미술교육 봉사로 사랑을 전했다. 부산대 가톨릭교수회 제공 미술용품을 구하기 힘들어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던 동티모르 리퀴도에 지역 학생들이 부산대 가톨릭교수회와 학생회의 도움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 부산대 가톨릭교수회 제공 스승과 제자가 한마음으로 먼 이국땅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동티모르 선교지에 주님의 사랑을 전했다. 부산대 가톨릭교수회·학생회 8명은 12~18일 동티모르 리퀴도에(Lequidoe) 지역을 찾아 미술교육과 벽화 봉사를 펼쳤다. 물감, 붓 등 현..

사회사목 202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