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사회사목 606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 폭행과 욕설 난무했던 공장… 남은 건 질병뿐

양수자 수녀(오른쪽)가 마지드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야, 이 XX야, 더 빨리 못해?” 마지드(가명, 파키스탄)씨의 하루는 한국인 작업반장의 욕설과 함께 시작됐다. 한 사람이 1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30분 만에 끝내라는 것이 막말의 이유였다. ‘왜 욕설을 하느냐’고 말하는 순간, 작업반장은 어김없이 마지드씨에게 골프채를 휘둘렀다. “하루는 골프채를 손으로 막다가 손바닥이 찢어졌어요. 사장님한테 말했지만, 사장님은 작업반장에게 ‘하지 말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어요.” 6년 전 가족 생계를 위해 한국에 온 마지드씨의 코리안 드림은 그렇게 산산조각 났다. 마지드씨는 2018년 7월 E-9비자(외국인 근로자 체류자격 비자)로 한국에 왔다.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 13명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는..

사회사목 2024.04.23

DMZ와 접경지역서 분단의 현실 바라보다

서울 민족화해위원회가 마련한 ‘2024 평화의 바람 기행’에 참여한 신자들이 13일 북한군 묘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 민화위 제공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13~14일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2024 평화의 바람 기행’을 진행했다. 서울 민화위는 청년 대상으로 매년 접경지역 및 DMZ 순례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올해 처음으로 일반 신자를 대상으로 DMZ 순례 기행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순례단은 첫날인 13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출발해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참회와속죄의성당, 연천 북한군 묘지와 유엔군 화장장터 등 접경 지역에서 분단의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을 방문했다. 14일에는 철원 DMZ 생태평화공원에서 휴전선과 남방한계선 접경 일대를 순례했다. 정수용(서울 민화..

사회사목 2024.04.23

동북아 진영대결과 민족주의로 본 한반도 평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가 5일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진행한 ‘포커스 세미나’ 중 종합토론이 열리고 있다.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반도를 ‘동북아시아 진영대결’과 ‘민족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상이한 시각이지만 하나의 평화를 얘기하는 자리였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는 5일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포커스 세미나’란 이름으로 전쟁 위기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꼬집고, 민족주의 개념을 되짚었다. 이대훈(프란치스코) 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 소장은 “최근 동북아시아의 모든 국가는 역사상 최고 수준의 군비증강과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2022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인용하며 “세계적으로 군사 비용은 냉전 시대 막바지에 들어간 비용..

사회사목 2024.04.16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 라오스 소수민족 여학생들에게 희망을

위앙싸이 소수민족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학교는 새 삶을 꿈꿀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다. (사)평화3000 제공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북동쪽으로 약 600㎞ 떨어진 위앙싸이 마을. 이 마을이 있는 후이판 주(州)는 베트남과 라오스가 국경을 맞닿은 접경으로, 라오스 내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힌다. 마을 주민 대다수는 몽족·크무족 등 소수민족. 라오스 내 소수민족들에 대한 대우는 좋지 않다. 라오스 정부는 베트남 전쟁 당시 소수민족들이 미국을 도왔다는 걸 구실로 공공연한 차별을 일삼았다. 이는 전쟁이 끝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차별 탓에 취업은 물론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 차별은 소수민족 아이들의 미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라오스 ..

사회사목 2024.04.16

제주 4·3 76주기… 치유·평화를 위한 추모 미사

‘제주 4·3 제76주기 추모 미사’가 6일 청계 광장에서 양두승 신부(남장협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위원장)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남장협 정평위 제공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위원장 양두승 신부)는 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주 4·3 제76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김주남 신부(전주교구)는 미사 강론에서 “참혹한 제주 4·3 사건은 그 누구의 입장에 가져다 대도 승자일 수 없고, 그 어느 입장도 무죄한 양민의 희생을 대변해 줄 수 없다”며 “모두가 이념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성을 크게 피해 입은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서야말로 가장 큰 복수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폭력을 폭력으로 대하지 않고 관용으로 받아들이면서 정의를 부르짖는 모습이 필요한 때”라고 밝..

사회사목 2024.04.16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무슬림 나라의 그리스도인을 도와주세요

하느님을 믿고 굳건히 살아가는 교회공동체. 무슬림의 나라 파키스탄에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파키스탄 인구 2억 4000만 명 중 무슬림 수는 97%에 달하며,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들을 하나 되게 하는 힘은 이슬람교다. 이런 파키스탄 내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이들 가운데 임란(Imran Masih)씨 가족도 있다. 파키스탄, 그곳에는 우리와 같은 하느님 자녀들이 종교 박해를 당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안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차별과 억압, 때로는 생명까지 잃는 두려움을 안고 살지만, 부모로부터 이어진 믿음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018년부터 신분증과 여권을 비롯한 모든 공문서에 자신의 종교가 기재되는 법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사회사목 2024.04.09

한국의 이상 기후 생존 문제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 지금 여기’의 첫 에피소드 ‘돈의동의 여름’, 두 번째 에피소드 ‘열음지기’, 마지막 에피소드 ‘마주 보다’(위에서부터). 3월 하순에 피는 벚꽃이 익숙한 오늘날, 점점 빨라지는 벚꽃의 개화 시기는 기후위기 경보음과도 같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북극곰이나 태평양 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회(JPIC) 등 종교·기후 관련 단체들이 제작 지원한 한국의 기후위기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 지금 여기’(부제 : 기후위기 시대, 우리를 지키는 것들)의 후원 특별시사회가 3월 30일 서울에서 열렸다. 한국의 이상 기후로 위기를 느끼는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담긴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의 기후위기’란 대주제 아래 독립된 이야기를 다룬 옴니버스 다큐다. 첫 에피소..

사회사목 2024.04.09

가톨릭기후행동, 서울 도심서 십자가의 길 봉헌

가톨릭기후행동 회원들이 거리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성금요일인 3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청계천을 거쳐 명동대성당까지 이어지는 ‘기후·생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했다. 사제와 수도자·평신도 등 40여 명은 이날 ‘기후위기 멸종위기·두 번째 지구는 없다’란 문구를 적은 십자가와 함께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1.8㎞를 걸었다.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되새기며 인류의 생태적 회개와 탈핵·탈석탄을 기도했다. 또 지구촌 기후 난민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생명농업인·비정규직 노동자·노동재해와 사회적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등과 연대하도록 주님께 간청하며 묵상했다. 매년 성금요일 기후·생태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여한 기노엘(성골롬반외방선교회..

사회사목 2024.04.09

우크라에 1650만 유로·630여 개 지원 프로젝트 시행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세인트 빈센트 드 폴 센터에서 피난민을 돌보고 있는 헬레나 수녀. ACN 한국지부 제공 2023년 우크라이나 키이우-지토미르교구에서 열린 청소년 행사 장면. ACN은 우크라이나 교회의 미래를 위해 현지 청소년 사목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ACN 한국지부 제공 사제 및 수도자 생계지원·신학생 양성·전쟁 트라우마 치유 활동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이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에 1650만 유로(한화 약 239억 6100만 원)에 달하는 630여 개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뜨거운 손길을 내민 것으로 집계됐다. ACN 한국지부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ACN은 2022년 2월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사제 ..

사회사목 2024.04.03

가톨릭계 의대 정원 91명 증가

대구가톨릭대 의대 학위수여식 전경. 출처=대구가톨릭 의대 대구가톨릭대 40명, 가톨릭관동대 51명 등 가톨릭계 의대 선발 인원이 총 91명 늘어난다. 이에 따라 두 대학의 의대 선발 인원은 각각 80명, 100명이 된다. 다만 가톨릭대 의대는 서울권 의대 선발 인원을 늘리지 않기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정원을 기존 93명으로 동결했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의대 총 정원은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어나게 된다. 권역별로는 대구가톨릭대 의대 등 지방권 의대 27개교가 3662명, 경인권 5개교 570명, 서울권 8개교 826명이다. 특히 거점국립대인 경북·부산·충남·충북·전남·전북·경상대 의대 정..

사회사목 2024.04.03

제7회 가톨릭 생명수호 동영상 공모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와 cpbc가톨릭평화방송이 ‘제7회 생명수호 동영상 공모전’을 개최한다. 응모작은 ‘가톨릭 생명윤리에 맞는 인간생명 사랑과 존중, 수호’를 주제로, 2~5분 이내 순수 창작 영상(화면 비율 16:9에 해상도 1080x1920 FHD 이상)이면 된다. 미디어 아트·모션그래픽·애니메이션·실사 등 영상으로 최종 출력 가능한 모든 작품이 응모 대상이다. 심사 기준은 주제 의식(30점), 작품성(30점), 전달력(20점), 준비성(10점), 창의성(10점) 등이며, 생명수호에 관심 있는 신자·비신자, 단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대상 200만 원, 최우수상 150만 원, 우수상 100만 원, 장려상(3명) 5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수상자 모두에게는 서울대교구장 정..

사회사목 2024.04.03

환경단체들,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 촉구

낙동강 최상류를 끼고 도는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제공 지난해 12월 맹독성 가스 유출로 사망자를 낸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최근 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일어나자 전국 환경단체들이 제련소 폐쇄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8일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전해공장 냉각탑 청소 중 석고가 떨어져 복합골절로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심정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영풍제련소 주변환경오염및주민피해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20일 (주)영풍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연이어 노동자가 죽어 나가는 위험천만한 사업장이자 백두대간 산림을 고사시키고 낙동강 상류 생태계와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환경 범..

사회사목 2024.04.03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심정지로 뇌 손상돼 인공호흡기에 의지

안희성씨가 아들 이윤석군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올해 7살인 윤석이가 초점 없는 눈을 살짝 움직이더니 조그맣게 ‘켁켁’ 거리는 기침 소리를 냈다. 엄마 안희성(데레사, 38)씨는 재빠르게 목과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는 관을 통해 가래를 빼냈다. 그리곤 안쓰럽게 아들을 바라봤다. 윤석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다. 임신 17주에 510g으로 세상에 나온 탓에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만 했다. 하지만 안씨는 아들의 존재만으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2007년 결혼을 위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안씨에겐 아들만이 유일한 삶의 기쁨이었다. 당시 남편이 정신질환으로 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안씨는 10여 년간 홀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오던 터였다. 고생 끝에 ..

사회사목 2024.04.03

4대 종단 400㎞ DMZ 생명평화 순례 마무리

‘DMZ 생명평화순례’에 함께한 4대 종단 종교인들이 21박 22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고성통일전망대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 제공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등 4대 종단 종교인들이 21일 ‘DMZ(비무장지대) 생명평화순례’를 마무리했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외치며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강원도 고성통일전망대까지 400㎞에 이르는 21박 22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린 것이다. 엄혹한 전쟁의 시기, ‘생명·평화’라는 하나의 가치를 위해 함께한 종교인들은 순례를 마무리하며 종교를 넘어선 평화를 구축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특히 이번 순례는 종단별 신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구간별 참여도 더해지며 함께 생명과 평화의 문화를 염원하는 시간도 됐다. ..

사회사목 2024.04.03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화마가 앗아간 여섯 식구 보금자리

한진석씨가 아내와 네 자녀를 기르며 오순도순 살았던 집이 화목 보일러 화재로 온통 타버린 광경을 힘없이 바라보고 있다. “아빠, 우리 집이 다 불타버렸어요. 이 추운 겨울에 우리 여섯 식구는 어떻게 살아야 해요?” 지난 1월 13일 경남 밀양에서 중장비기사로 일하는 한진석(43)씨는 큰딸 전화를 받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20년 동안 네 자녀를 길러온 정든 보금자리가, 대출도 한참 많이 남은 하나뿐인 재산이 하루아침에 화마의 희생물이 됐다. 한씨는 애써 떨림을 감춘 채 울먹이는 딸을 진정시키며 차근차근 상황을 물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세간살이가 전부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불이 시작된 곳은 돈을 아끼려 쓰던 낡은 화목 보일러가 있는 곳이었다. 그는 서..

사회사목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