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2024/04/27 5

[시사진단] 봄꽃과 전쟁(정수용 신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봄이다. 우리를 설레게 하는 꽃들이 지천으로 활짝 피어있다. 매년 보게 되지만 언제나 참으로 신기하다. 죽은 듯 보이는 검고 메마른 가지에 어쩜 그리 아름다운 색을 입힐 수 있는지 경탄할 따름이다. 사람들도 개나리·진달래·벚나무 앞에서 핸드폰 셔터 누르기를 참지 못한다.봄꽃은 소중한 누구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싶고, 함께 꽃길을 걷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그런데 이 봄꽃은 피는 순서가 있다. 기온과 일조량에 따라 꽃들끼리 순서를 지킨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은 매화다. 바로 바통을 이어 받는 꽃은 산수유고, 그다음은 은은한 향기로 유혹하는 목련이 기다리고 있다. 개나리는 목련 다음이고, 이어지는 선수가 바로 진달래다. 이즈음이 되면 라디오에서는 벚꽃 관련 노래들이 쏟아지고 그다음으로 ..

여론사람들 2024.04.27

[신앙단상] 로마 가서 교황님을 만나다(박모란 클라라, 인천교구 박촌동본당 27년 차 교리교사)

2023년 11월 5일 저녁, 한 통의 전화에 숨이 멎을 뻔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선생님, 로마 가시죠!”라는 김용수(당시 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교리교육부국장) 신부님의 말에 놀라 “정말요?”라고 되물었습니다.‘정말 내가 교황님께 직접 교리교사 직무를 받으러 간다고? 그것도 한국인 최초이자 대표로?’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큰 은총에 가슴이 마구 뛰고 설레어 진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주님만 계속 부르며 기도상 앞에 앉아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그러다 문득 ‘한국인 최초’와 ‘한국을 대표해서’라는 말이 뇌리를 스치니, 좀 전까지 기뻐 날뛰던 마음은 사라지고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직무를 받고 나서 나는 어떤 교사로 살아가야 하는가?’, ‘선후배..

여론사람들 2024.04.27

[현장 돋보기] 잠들지 못한 이유?

최근 며칠은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몇 년 충전 시간을 제외하면 몸에서 거의 떼어놓지 않았던 웨어러블 기기가 망가진 것이다. 먹을 때도, 운동할 때도, 잠을 잘 때도 함께하며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측정해주던 기계가 불현듯 사라져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기계가 망가진 날 그대로 잠을 설쳤다. 갑자기 망가진 기계가 걱정되기도 하고, 앞으로 수면의 질(質)은 어떻게 평가할지, 운동 강도는 어떻게 측정할지 걱정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일종의 ‘측정 강박’이었다.대부분 현대인은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여러 조직에서는 객관화된 숫자만 신뢰할 수 있다는 신념이 팽배하다. 각종 모바일·웨어러블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개인도 ‘객관화된 숫자’를 더욱 편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잘못된 신..

여론사람들 2024.04.27

[조승현 신부의 사제의 눈] 광주의 위로, 목포의 눈물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기아챔피언스파크 자리에는 무등종합경기장이 있었다. 낡은 무등종합경기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야구장인 기아챔피언스파크를 지었다. 종합경기장에서 광주시민들은 달리기를 했을 것이다. 축구도 했을 것이다. 관중들은 선수들을 위해 응원도 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러 광주시장도 국회의원도 왔을 것이다. 아마 대통령도 왔을지 모른다. 광주 무등종합경기장을 다녀간 무수한 이들 중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있다.1984년 한국에 온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광주를 방문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4년 뒤였다. 서울 도착 다음 날 광주로 갔다. 교황은 바로 무등종합경기장으로 가지 않았다. 먼저 금남로와 전남도청 분수대를 거쳐 종합경기장으로 갔다. 종합경기장에서 교황..

여론사람들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