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희씨가 집 앞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낡고 허름한 집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산동네에 자리한 낡고 허름한 집. 허리를 굽히지 않고선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비가 오면 천장에 물이 새 언제 무너질지 위태롭기만 한 이 집에 이숙희(가명, 마리아, 84)씨와 아들 박진호(가명, 베드로, 43)씨가 산다. 어둡고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간 집안. 부엌 옆에 있는 연탄보일러에서 나오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 숨을 쉬기 어려웠다. 방문을 열자 이번엔 파스 냄새에 제대로 눈을 뜨기 어려웠다. “다리가 아파 파스를 좀 발랐어요.” 이씨가 불편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씨 모자가 이 집에 산 세월만 40여 년. 남편은 2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집은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