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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무늬만 가톨릭 신자, 더 이상은 안 돼!

참 빛 사랑 2017. 4. 30. 14:35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부활 메시지 통해 교리와 다르게 사는 신자들 신랄하게 비판




‘가톨릭 신자이지만’이라는 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소크라테스 빌레가스<사진> 대주교의 예수 부활 메시지가 화제다.

빌레가스 대주교는 이 메시지에서 ‘가톨릭 신자이지만’이라는 전제를 나열하면서 날이 갈수록 가톨릭 윤리와 교의를 가볍게 여기는 신자들 세태를 질타했다.

“얼마나 많은 신자가 대놓고 이렇게 말하고 있는가. 가톨릭 신자이지만 마약 중독자들은 모두 죽여야 한다고 생각해. 신자이지만 사형제에 찬성해. 신자이지만 동성혼에 반대하지 않아. 신자이지만 구시대적인 주교에게 항상 순종하는 건 아냐. 신자이지만 누가 (대통령) 교황에게 욕해도 신경 안 써. 신자이지만 주교들이 사회적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건 반대야. 가톨릭 신부이지만 주교의 회람(回覽) 공문은 그저 선택 사항이야. 신자이지만….”

이 같은 메시지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교회 가르침에 어긋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데도 국민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0개월간 초법적 수단을 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동안 7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약 사범 등 강력 범죄인에 대한 사형제 부활도 확실시된다.

이 때문에 필리핀 교회는 반인권적 정책에 연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명 발표와 기도회 행진이 끊이지 않는다. 가톨릭 신자 비율이 인구의 83%에 달하는 터라 그동안 교회 목소리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는 요지부동이다. 그는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교회의 우려와 비판을 묵살한다. 교회와 성직자를 모욕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빌레가스 대주교는 “교회는 조롱당하고 있고, 교회 가르침은 가차 없이 도전받고 있다”며 “어떻게 사람 목숨이 권총 한 자루 값보다 쌀 수 있는가”라고 통탄했다. 이어 두테르테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SNS 등에서 주교들을 맹비난하는 데 대해 “주교들은 온라인상에서 1000번도 넘게 죽은 순교자가 됐다”며 “우리가 발언하면 그들은 잠자코 있으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순교를 각오하고 복음의 가치와 교회 가르침을 지켜나가겠다고도 밝혔다. “악마에게 겁먹지 마라. 사제와 주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협박에 굴복하지 마라”고 촉구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