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구장이 되고 난 후, 본당 사제일 때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서 신앙인들을 바라보면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 문제를 좀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라는 명령을 신앙인들이 어떻게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묵상하게 됩니다.제일 먼저 떠오르는 관계의 대상은 배우자일 것이고, 다음은 자녀이며, 마지막으로는 부모님일 것입니다. 과연 배우자를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 것처럼 지금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다소 회의적으로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거침없는 말투로 대하고, 때론 화해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 상처가 마음속 깊이 남아 결혼을 후회하는 마음이 몰려올 때도 있을 것입니다. 자녀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이 커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