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커뮤니케이터들이 인류의 가치를 촉진하고,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진정한 ‘미디어 사도’가 될 것을 다시금 다짐했다.
각국 주교회의 사회홍보 담당 주교와 실무 책임자들로 구성된 각국 커뮤니케이터들은 1월 27~29일 사흘간 로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앞서 1월 24~26일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희년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바로 이튿날인 27일 새벽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지며 이어지는 희년 행사에 계속해서 임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에게 “직무로서의 소통이 기도를 통해 영감을 받고 있는지” 물으며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적 관점에서 교회를 향해 소통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대륙적이고 보편적인 차원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해 우리가 다른 소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재능이나 자원이 많아서가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해야만 우리가 마주한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또 “소통은 전술이나 기술이 아니고 슬로건을 반복하는 것도, 단순히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도 아니다”며 “그것은 사랑의 행위”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네트워크가 되자”며 “자기 홍보와 자기 계획에 존재감을 갖는 유혹에서 벗어나 우리가 함께 희망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 여러분의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후 한 명 한 명 교황과 마주한 이들은 로마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로 이동해 콘퍼런스에 본격 참여했다. 첫 번째 시간으로 저명인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뉴스사이트 레플러의 공동 설립자인 마리아 레사가 플랫폼의 과잉, 허위 정보, 양극화, 급진화로 대변되는 현대 미디어 환경에 대한 진단과 함께 교회 커뮤니케이터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희망의 전달자로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어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학교 교수 파올로 베난티 신부가 인공지능의 출현이 가지고 온 변화와 교회의 대응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으며, 뉴 퍼블릭 네트워크 창립자 일라이 패리저는 연결을 촉진하여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교황청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장관 직무대행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오후 이어진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의 미디어 환경이 현실적인 이윤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사람들을 종속시켜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보편적인 네트워크 안에서 사람들이 노예가 아닌 창조된 인간 본연의 공감 능력을 가진 친구가 되도록 가톨릭 커뮤니케이터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둘째날인 28일 오전에는 작가 콜룸 맥켄이 서로 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후 다양한 경험을 가진 여러 나라의 참가자들이 함께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참석자들의 질문과 대답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날 오후 본격적인 워크숍에 들어가면서 시노드 방식을 따라 그룹별 토의와 경청의 시간을 갖고 이번 콘퍼런스에서 정한 4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첫 번째 워크숍은 ‘의미 있는 가톨릭 디지털 생태계 형성’을 주제로 공동 플랫폼 구축을 위한 것이었다. 먼저 크로아티아의 가톨릭 영화 플랫폼인 ‘시네룩스’와 한국의 가톨릭 OTT인 ‘cpbc 플러스’의 개발과 운용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특히 cpbc 플러스에 대해 발표한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기획편성팀 최은진(헬레나) 팀장은 소통을 위한 가톨릭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배경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국제적인 공동 플랫폼이 가톨릭의 다양한 모습과 체험의 공유를 촉진시켜 가톨릭 문화와 영성의 풍요로움을 세상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전례 방송 모범사례’,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방법’,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 형성을 위한 양성’ 등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됐다. 이후 참가자들은 그룹별 토의를 이어가며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커뮤니케이션이 교회와 사회에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확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주례한 미사에 참례하며 일정을 마쳤다.[영상] 커뮤니케이션 희년
29일에는 마지막 세션으로 콘퍼런스 기간 동안 제기된 중요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분임 토의를 진행하며 그룹별로 참가자들의 의견과 논의를 모았다. 교황청 홍보부는 다양한 대륙, 국가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고 가톨릭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소명을 고민한 결과를 보고서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