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한국 교회의 상황에 일일이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아주 자상하게 대해주셔서 주교들은 정말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9년 전 알현했을 때보다 훨씬 더 편안했고, 한국 주교들을 굉장히 사랑하고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어하는 교황님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20일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현 시간이) 1시간 반 정도로 생각보다 길었다”면서 “우리 주교들이 각자 위치에서 기도하며 사목하는 것에 고맙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며 소감을 밝혔다.
“교황님이 아주 간곡하게 당부하신 사항은 주교들이 앞장서서 주님과 더욱 가까운 친교를 맺으면서 기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기도를 거듭 당부하셨습니다.”
이 주교는 앞서 주교단이 교황청 부서를 방문한 것에 대해 “교황청의 각 부서가 관료적인 조직이 아니라 전 세계 교회를 활성화하고, 백성들에게 유익을 주고자 하는 봉사적 정신으로 일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황청 각 부서가 보편 교회 안에서의 한국 교회 위상을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량적으로 계산할 수 없지만, 600만 신자의 한국 교회가 역동적이고, 독일·폴란드·이탈리아·스페인 교회에 지지 않을 만큼 교황청에 기여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주교는 “복음화 사업과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 백성의 뜻을 잘 알아듣고, 또 그에 맞추는 목자적인 사랑을 갖고 함께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동시에 한국 교회가 세상을 위해 생태환경 분야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님이 말씀하시듯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인권이 짓밟힌 사람들 편에서 교회가 야전병원이 되어 먼저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교황청 부서 방문 중에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님이 ‘사제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어떤 면에서는 용서하면서 동행하는 주교들이 될 것을 당부하시며, 그것이 또 넓은 의미에서 신자들을 이해하고 허용하고 동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말을 쓰는 분이 (성직자부) 총 책임자가 되셔서 세계 교회에 기여하고 계시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주교는 “한국 교회 주교들이 교황청 부서들을 그야말로 아주 샅샅이 방문해 육체적으로는 좀 고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교황청 각 부서를 방문하며 구체적인 업무를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에 돌아가서도 우리 교회가 앞으로 교황청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를 배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백성 없는 교회, 교우 없는 교회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 주교들과 사제들은 신자들이 보내주는 기도와 희생을 통해 힘을 얻고 앞으로 향해 나아갑니다. 한국 교회 신자들의 기도와 희생·응원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바티칸=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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