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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비무장 지대 걸으며 ‘평화’ 묵상한 청년들

참 빛 사랑 2021. 11. 30. 21:24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2021 DMZ국제 청년평화순례’, 방역 수칙 지키며 5일간 진행

▲ 18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1 국제청년평화순례에 함께한 탈북 청년들이 철원 십자탑전망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6ㆍ25전쟁의 상처를 그대로 간직한 분단의 아픈 ‘현장’을 걷는다. DMZ(Demilitarized Zone),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다. 팬데믹으로 2년 가까이 막혔던 DMZ 길은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조치와 함께 열렸다. 철원DMZ생태공원, 금강산 가는 길 양구 두타연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순례는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키는 평화 순례’로 이뤄졌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15일부터 19일까지 ‘무박 5일’의 일정으로 2021 DMZ 국제 청년평화순례를 개최했다. ‘무박’에 4∼5명씩 조를 이뤄 매일 조별로 참가자를 달리했다. 날마다 새벽 6시 40분이면, 서울대교구청 앞에 모여 1개 조씩 발대식을 한 뒤 DMZ로 향했다. 평화순례 일정은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에서 서해 강화도와 교동도 서부전선까지 이어졌다.

첫날(15일)은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북녘땅 금강산 해금강을 보고 DMZ박물관을 관람하는 일정으로 시작해 금강산콘도에서 화진포해수욕장까지 6㎞를 걸었다. 둘째 날(16일)은 강화 교동의 난정저수지 해바라기정원에서 율두포망향대까지 자전거 둘레길로 조성된 교동도 해안철책선 7.5㎞를 걷고 강화평화전망대에서 ‘평화’를 성찰했다. 셋째 날(17일)은 현지 부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월정리역에서 노동당사까지 10㎞ 구간을 행군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버스로 월정리역과 노동당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넷째 날(18일)과 다섯째 날(19일) 평화 순례 코스는 철원 생태탐방로(십자탑전망대 코스)와 금강산 가는 길의 두타연 비경 탐방이 2년 만에 재개된 뜻깊은 순례였다. 철원생태탐방로 순례는 철원DMZ생태공원에서 십자탑전망대까지 총 8㎞를 걷는 강행군이다. 순례 중 비가 내려 힘들기는 했지만, 분단의 고통에 동참한다는 뜻으로 더욱 뜻깊은 일정이 됐다. 금강산 가는 길은 두타연 입구인 이목정안내소에서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까지 12㎞를 걸으며 생태 탐방과 함께 분단의 아픔에 동참하는 순례길이 됐다.

이번 순례엔 대학생이나 휴가를 내고 동참한 직장인들까지 모두 20여 명이 함께했다. 셋째 날 순례에 함께한 송채린(23)씨는 “전에 오두산전망대, 도라산전망대 등 여러 전망대를 가봤는데, 철원 평화전망대 역시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특히 철원평화전망대에선 영화 ‘고지전’의 현장을 직접 보게 되니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평화, 분단의 문제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넷째 날 순례엔 탈북 청년들 멘토링 사도직 단체인 ‘띠앗머리’(형제자매 간 우애를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탈북 청년들과 멘토, 사도직 전담 사제인 한장호(한국순교복자수도회) 신부 등이 함께했다.

한장호 신부는 “우리 사도직 단체에선 탈북 청년들을 ‘나무’라고 부르는데, 오늘 평화순례를 하다 보니 나무들이 다들 울컥거리는 게 느껴지고, 저 또한 똑같은 마음이었다”면서 “평화를 바라보는 것뿐 아니라 평화를 살아야 하겠다는 걸 새삼 느낀 하루였다”고 털어놓았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