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비가 바닥나 공사가 중단된 파키스탄 라호르대교구 내 선교센터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쫓겨 시 외곽으로 내몰린 파키스탄 가톨릭 공동체에 공소 건물을 지어줬다. 또 신앙을 버릴 수 없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시리아 그리스도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선사했다.
우간다 오지의 신부들은 독자들이 사준 오토바이를 타고 씽씽 달릴 수 있게 됐다. 새 사제들을 오지에 파견하면서도 중고 오토바이 한 대 사주지 못하는 카세세교구장 키비라 주교도 당분간 ‘못난 아버지’의 자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가톨릭평화신문과 교황청 산하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가 지난 1년간 전개한 ‘고통받는 교회를 도웁시다’ 캠페인이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3억 원 가까운 성금도 성금이려니와 한국 신자들이 보편 교회, 특히 곳곳에서 고통받는 교회들과 굳건히 연대하고 있음을 새삼 보여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ACN 캠페인 참여를 호소하는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서로의 온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한국 신자들이 특별히 더 ‘화끈한’ 온정을 베풀었다. 독일에 있는 ACN 국제본부도 작은 매체라고 할 수 있는 교계 주간지를 통해 온정이 밀려드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현지 취재는 고통받는 교회 현실만큼이나 어려움이 많았다. 이슬람 영토에서 작은 양 떼로 살아가는 파키스탄 교회 취재의 경우 출국 하루 전에야 어렵사리 비자를 받아냈다. 차별에 시달리는 그리스도인의 실상이 외부 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정부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내전 중인 시리아 입국 시도는 번번이 벽에 부닥쳤다. 이라크로 우회하는 묘안마저 갑자기 공항이 폐쇄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다행히 레바논 국경도시 자흘레에서 난민들을 만나고, 시리아 주교들이 검문소를 4~5번 통과해 국경을 넘어와 증언해준 덕에 시리아 교회의 고통을 전할 수 있었다.
우간다에서 마주친 가난은 상상을 초월했다. 학교 운영비가 부족해 신학생들을 집에 돌려보내야 하는 학장 신부의 눈물과 사용하던 침대 매트리스를 머리에 이고 귀향하는 신학생의 좌절을 마주했다. 반군에게 끌려가 총을 든 ‘전사’가 되어버린 소신학생들을 가슴에 묻고 사는 굴루대교구장 존 오다마 대주교와는 함께 울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우는”(로마 12,15) 것이 위로의 말보다 나을 때가 있다.
걸어서 공소 수십 군데를 찾아다니는 다비드 신부는 근육질의 허벅지를 ‘퍽퍽’ 내리치면서 “다리가 튼튼해서 문제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영화 명대사가 그의 당당한 표정과 겹쳐졌다. 그 젊은 신부에게서 아프리카 교회의 희망을 봤다.
ACN 국제본부에 따르면 고통받는 교회 현실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동만 하더라도 이슬람의 박해와 우리의 무관심이 지속된다면 그리스도교 요람에서 그리스도인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종교 자유를 만끽하는 한국 신자들로서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형태의 차별과 박해가 중동과 동남아,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다.
ACN은 현재 140개국 교회를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한다. 긴급구호 사업도 더러 하지만, 이름에서 드러나듯 차별과 박해, 가난에 고통받는 교회를 돕는 사목 지원 성격의 사업이 주를 이룬다. 한국지부(이사장 염수정 추기경)는 2015년 아시아의 첫 지부로 설립됐다. 고통받는 교회 돕기 한국지부: 02-796-6440, 명동 가톨릭회관 337호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요하네스 클라우자(ACN 한국지부장)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사랑과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ACN은 가난하고 박해받는 교회의 고통과 믿음, 희망을 한국에 알리고 이들을 돕기 위해 cpbc와 함께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파키스탄, 레바논(시리아), 우간다 교회를 위해 엄청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었습니다.
ACN은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 안에서 고통받는 교회와 이들을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 그리고 독자 여러분을 기억하겠습니다.
또한 후원자 여러분의 지속적인 신뢰와 지원을 요청합니다.
주님 안에서, 요하네스 클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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