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스스로 구원될 수 있다.” “지성을 통해 하느님과 내적 일치를 이루면 구원된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왜곡된 구원관에 대해 교황청 신앙교리성(장관 루이스 프란시스코 라다리아 페레르 대주교)은 “인간 구원은 교회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분명히 했다.
이 내용을 골자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승인하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올해 2월 발표한 「하느님 마음에 드시는(Placuit Deo)」 문서가 최근 우리말로 옮겨져 주교회의 누리방에 공지됐다.
그리스도교 구원의 일부 측면들에 관해 가톨릭교회의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인 이 문서를 통해 신앙교리성은 “예수님께서 가져다주신 구원을 받는 곳은 교회”라고 재천명했다.
신앙교리성은 “하느님께서는 오늘날 교회의 성사 안에서 그리고 성사를 통해서 인간을 구원하신다”며 “구원은 고립된 개인의 자아실현이나 개인과 하느님의 내적 결합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앙교리성은 그러면서 현대 세계에 퍼져 있는 개인주의가 그리스도교 구원의 의미에 잘못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를 경계했다. 신앙교리성은 특히 신펠라지우스주의의 개인주의와 신영지주의의 육체 경시가 그리스도께서 세상의 유일한 구세주이시라는 신앙 고백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펠라지우스주의는 인간 스스로 구원될 수 있다는 개인주의 사상으로 하느님과 인간을 잇는 중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한다. 인간 이성만을 신뢰하는 신영지주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죽음, 부활을 통해 중개된 구원을 부정한다.
신앙교리성은 이 두 사상이 성령의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교회 공동체성을 약화시켜 제도권 교회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고 했다. 또 영성의 세속화를 퍼트려 성직자 엘리트주의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앙교리성은 “개인의 완전한 구원은 재산과 물질적 행복, 학문이나 기술, 권력이나 타인에 대한 영향력, 명성이나 자기만족 등 인간 개인이 스스로 획득할 수 있는 것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선의의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구원으로 이끌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교들에게 당부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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