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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성사교리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경은 어떻게 다를까?

참 빛 사랑 2017. 9. 10. 16:35


[교회상식 교리상식] 번역서 많아지며 인정하는 부분 달라




가톨릭과 개신교는 똑같은 그리스도 신앙을 고백하고, 성경을 경전으로 삼고 있는데 왜 성경 권수는 차이가 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성경의 종교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성경을 하느님 계시의 원천이자 경전으로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그리스도교이지만 가톨릭과 개신교는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에 있어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톨릭은 구약 46권, 신약 27권 등 모두 73권을 경전으로 인정하지만 개신교는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으로 66권만을 경전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우선 구약성경에서 가톨릭은 개신교에 비해 구약성경이 7권이 많습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구약성경은 원래 히브리어로 씌었습니다. 이렇게 씌어진 구약성경은 모두 24권입니다. 유다인들은 기원 후 90년 쯤에 얌니아에서 회의를 열어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의 권 수를 24권으로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이 구약성경을 24권으로 확정하기 훨씬 이전인 기원 전 3세기 쯤에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이스라엘의 12지파를 대표해서 모인 70인(또는 72인)이 모여 히브리어로 쓰인 유다교 경전을 당시 널리 사용하던 언어인 그리스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약 100년 간에 걸쳐 이뤄진 이 작업으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 24권이 그리스어 성경 39권으로 나뉘어 번역됐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것은 열왕기ㆍ역대기ㆍ사무엘기 등 일부 성경을 각각 상ㆍ하 권으로 나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70인이 번역한 그리스어 구약성경(이를 '칠십인역 성경' 또는 70을 뜻하는 라틴어 '셉투아진타'나 숫자 'LXX'라고 부름)에는 24권의 히브리어 구약성경 외에도 다른 책들이 포함됐습니다. 토빗기, 유딧기 같은 7권의 책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히브리어 구약성경에는 없는 다니엘서 일부분 등도 포함시켰습니다.

 이후 그리스도교가 출범하면서 초기 교회는 히브리어 성경보다는 그리스어 성경 곧 칠십인역 성경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지중해 연안 세계에서는 그리스어를 널리 사용했고, 신약성경들도 그리스어로 기록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라틴어가 사용되면서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는 작업들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성경 번역이 여기저기서 이뤄지다보니 번역의 질과 순수성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이 문제는 예로니모(347~419)라는 위대한 성인의 등장으로 극복됩니다. 예로니모 성인은 성경 번역을 통일할 필요를 느끼고 독자적으로 라틴어로 번역을 했는데 이를 '불가타역' 성경이라고 부릅니다. 번역의 대본으로 사용한 구약성경이 바로 칠십인역 성경이었습니다.

 이후 교회는 예로니모 성인이 번역한 불가타역 성경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에는 유다인들이 사용하는 히브리어 성경 24권(그리스어 성경 39권) 외에 칠십인역 성경에 포함된 다른 성경들도 포함됐지요.

 그러다가 1500년대에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루터를 비롯한 프로테스탄트들은 구약성경에 대해서는 히브리어 성경만 정경으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톨릭 교회는 1548년 트렌토공의회에서 불가타역 성경을 정경으로 재확인하면서 원래 히브리어 성경(24권, 칠십인역에서는 39권)에 포함되지 않은 칠십인역의 다른 성경을 제2경전으로 구별했습니다. 그러나 '제2경전'이라고 해서 '제1경전'에 비해 경전으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똑같이 하느님의 영감을 받아 씌어진 성경으로 받아들입니다.

 이에 비해 개신교에서는 제2경전을 경전 외의 책 곧 외경(外經)으로 봅니다.

 

 구약성경에서 개신교와 차이가 나는 가톨릭 성경(제2경전)은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 상권, 마카베오 하권,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이렇게 7권입니다. 이밖에도 다니엘서 3장 세 젊은이의 노래와 13장의 수산나 이야기, 14장의 벨과 뱀 이야기를 가톨릭은 제2경전으로 인정하지만, 개신교에서는 외경으로 봅니다. 또 에스테르기 일부분에 대해서도 개신교에서는 외경으로 여깁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