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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외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

참 빛 사랑 2016. 2. 17. 11:04

공부방에서 구김없이 크는 아이들


          ▲ 안산엠마우스다문화센터 키움터 학생들이 13일 센터에서 합창을 배우고 있다. 백슬기 기자



다문화 가족 81만 명 시대. 다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여러 어려움에 노출돼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손길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를 실천 중인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위원장 김창해 신부) ‘안산엠마우스다문화센터’를 찾았다.

“하얀 수염 곰방대 할아버진 멋쟁이. 하얀 구두 두루마기 곱게 차려입으셨네~♬”

13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엠마우스다문화센터’에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귀여운 불협화음의 주인공은 안산 지역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 센터에서 운영하는 토요 공부방 ‘키움터’ 학생들이었다.

안산에는 시화공단과 반월공단이 있다. 안산 지역 다문화 부부 대부분은 이곳에서 맞벌이한다. 부부가 토요일에도 일하다 보니 아이들은 집에 홀로 남겨지기 일쑤. 그래서 센터는 방치되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2012년 키움터를 열었다.

공부방 학생은 총 41명. 센터는 유치부ㆍ저학년(초1~5)ㆍ고학년(초6~중3)으로 반을 나눠 수업한다. 이날 저학년 학생들이 합창을 배울 동안 유치부 어린이들은 블록 쌓기 놀이를 했다. 블록으로 동물원을 만들고 있던 박진성(7)군은 “이곳엔 친구들도 있고 여러 가지 블록도 있어서 매우 좋다”면서 아끼는 블록을 자랑했다.

센터는 종이접기ㆍ미술ㆍ예쁜 글씨 쓰기ㆍ우쿨렐레 연주 등 다양한 예체능 수업을 진행한다. 저학년 주성준(초3, 임마누엘)군은 “특히 합창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집에 있으면 휴대폰만 만지고 놀 텐데 다양한 것을 체험할 수 있어서 공부방이 좋다”고 수줍게 말했다.

센터는 이주민 부모의 언어 문제를 고려해 자녀들에게 한글ㆍ영어ㆍ한자ㆍ독서 등 다양한 수업을 제공한다. 또 인성ㆍ신앙ㆍ부모 교육 등 모임 통해 부모와 자녀 간 소통도 돕는다.

“신앙이든 재능이든 모두 이곳에서 받는 것 같다”는 최수진(중3, 베로니카)양은 “친구들에게 놀림 받아 힘들 땐 뮤지컬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부모님과 갈등을 겪을 땐 인성 교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실마리를 찾았다”며 “공부방은 내가 성장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장 홍은화(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수녀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사회에서 바로 설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