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획 연재 2004

대부분 읽지도 쓰지도 못하지만 찰고 때 ‘요리문답’ 술술 암송

황해도 청계본당 팔상공소 신자들이 본당 주임인 빌렘 신부에게 찰고를 받고 있다. 노르베르트 베버, ‘찰고’, 1911년 5월 22일 팔상공소, 유리건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요리문답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불호령1909년 성 베네딕도회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사들이 한국에 진출해 1911년 서울 백동수도원을 설립하기 전까지 조선대목구는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교황 파견 선교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한국인 성직자도 있었다. 1911년 당시 한국에서 사목하던 한국인 신부는 불과 15명이었다.“독일인 새내기 선교사들은 신자 7만 1252명, 프랑스인 사제 41명, 한국인 사제 15명, 수녀 59명, 신학생 41명인 아주 작지만 매우 활기찬 대목구의..

기획 연재 2024.12.30

가족 성화의 도시 아이히슈테트와 기적의 성유 상트 발부르가 수녀원

상트 발부르가 베네딕도회 수녀원. 1035년 대성당 성직자인 레오데가르 백작이 헤리베르트 주교의 제안으로 도시 성벽 밖 성녀의 무덤이 있던 곳에 성당을 세우고, 베네딕도회 수녀원을 설립했다. 현재 바로크 양식의 모습은 30년 전쟁 후 증개축한 것이다. 수녀원은 1826년 미국에 처음 진출해 50여 개 수도원이 속한 연합회로 성장했다.필자 제공가족 중심의 신앙이 뿌리 깊은 곳오늘 순례지는 뮌헨과 뉘른베르크의 중간쯤인 국립공원 알트뮐 계곡에 있는 아이히슈테트입니다. 지형상 프랑켄 고원의 낮은 협곡 지대에 있어 도시 전체가 아침저녁으로 안개에 파묻힐 때가 많습니다. 그 덕에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을 면해 중세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할 수 있었지요.무엇보다 이곳은 도시 탄생 때부터 지금까지 신앙의 열기가 온전히 ..

기획 연재 2024.12.30

시노드 교회를 실천하며 WYD 준비에 박차 가하는 2025년 희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2025년 한국 교회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보편 교회는 지난해 10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를 마무리하고, 2025년 희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주제 ‘희망의 순례자’에 맞춰 시노드 교회를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한국 교회 차원에서 2025년은 다가오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청년 사목 활성화를 위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 문제와 증가하는 청년층 실업률을 비롯한 청년 문제, 또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양극화와 이념과 진영 논리에 따른 편 가르기 문제, 경색된..

기획 연재 2024.12.30

[과학과 신앙] (10)1과 1/2 (전성호 베르나르도, 경기 효명고 과학교사)

가톨릭 신자는 1년에 두 번 주님 부활과 주님 성탄 대축일 전에 의무적으로 고해성사에 임하고 성체를 영해야만 한다. 이를 판공성사라 한다. 잘못을 고백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는 고해성사는 하느님과 화해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고해성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해소는 자신의 잘못을 고해하는 장소(告解所)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짐과 고통이 해소(苦解消)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1년에 두 번 최소 6개월마다 고해성사에 임한다는 것은 6개월이란 시간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마음에 붙어있는 세속적 삶의 때를 씻어내야 할 일종의 유통기한이고, 처음의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할 결심을 해야 하는 신앙심의 중간평가 기간이기 때문인 듯하다.어떤 물질의 처음 양을 1이라 할 때 그 양의 1/2로 줄어드는 데 걸..

기획 연재 2024.12.27

중세 유럽 수도원의 산실(産室)이자 지식의 보고(寶庫) 라이헤나우 수도원

니더첼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바실리카. 799년 은퇴한 베로나의 에기노 주교가 발도 아빠스의 허가를 받아 지은 소성당이 기원이다. 지금의 종탑은 15세기에 증축했다. 현재 첼라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쓰고 있다. 필자 제공보덴 호수의 수도원 섬알프스 지역을 여행하면 보덴호를 지나치게 됩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세 나라를 맞대고 있어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큰 호수입니다. 온화한 기후 덕분에 인기 높은 휴양지지만, 콘스탄츠·브레겐츠 등 로마 제국 도시들은 이곳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라고 알려줍니다. 특히 호수 북서쪽 라이헤나우 섬은 티베리우스 황제가 켈트족과 싸울 때 거점이었습니다. 여의도의 절반 정도 크기인데, 육지와 가까워 접근 및 방어에 유리했습니다.오늘 소개할 순례지는 이 섬에 있는..

기획 연재 2024.12.27

[성탄 특집] 35년간 오갈 곳 없는 아이들 400명 돌본 ‘아들 부자’ 허보록 신부

가족 해체·학대·방임⋯. 부모가 할퀸 상처로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을 마음으로 품어 보살펴온 푸른 눈의 사제가 있다. 프랑스 출신 허보록(Phillipe Blot, 파리외방전교회 한국부지부장, 65) 신부다.1990년 한국에 온 그를 지칭하는 또 다른 별명은 ‘아들 부자’. 아동보호시설 그룹홈을 만들어 남자아이들과 함께한 세월도 올해로 35년이 됐다. 때론 형처럼, 때론 삼촌처럼, 또 아버지처럼 아이들을 돌보며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왔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됐네요.”세월이 흘러 그의 얼굴엔 주름이 깊어졌지만, 아이들을 향한 미소는 더욱 따뜻해졌다. 현재 경기 과천 성 베드로의 집과 군포 성 요한의 집·성 야고보의 집 등 세 곳의 그룹홈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기획 연재 2024.12.27

[성탄 특집 방송]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과 희년 맞이는 cpbc와 함께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의 TV와 라디오가 아기 예수님께서 오신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사랑과 평화로 가득찬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한다.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주님 성탄 대축일 전례 특별 생중계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주례하는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특별 생중계한다.▶방송 : 24일 오후 11시 50분(TV·유튜브), 24일 밤 12시(라디오) 바티칸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희년의 문을 열다’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거행되는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를 TV와 유튜브로 특별 생중계한다.▶방송 : 25일 오전 2시 50분, 재방송 : 오후 9시 30분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서울대교구장..

기획 연재 2024.12.27

[송년특집] 어려운 이웃 돕고 싶어하는 독자들 있어 따뜻했던 한 해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성금으로 보일러를 교체한 미혼모 보호시설 춘천 마리아의집에서 보내온 감사 편지“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10달간 10억 2224만 9850원 전달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은 올 한해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도우며 하늘에 차곡차곡 보화를 쌓았다. 본지 사랑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서다. 모두 45명(개인 또는 단체)에게 성금 10억 2224만 9850원이 전달됐다. 2023년 12월 10일부터 2024년 10월 13일까지 독자들이 이웃 사랑을 담아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이다.성금은 홀로 투병하거나 폭력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 입은 이웃,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신앙의 끈을 놓지 ..

기획 연재 2024.12.26

[2024 세계교회 결산] 지구촌 평화·생명의 길 닦고 시노드 마무리하며 희년 준비

2024년은 여전한 지구촌 전쟁의 고통 속에 교회가 희망과 평화의 가교가 되고자 힘쓴 한 해였다. 한 해 동안 보편 교회와 세계 지역 교회는 끊이지 않는 전쟁과 기아, 극단주의 확산 속에서 평화와 생명의 길을 선포하고자 노력했다. 올해는 지난 3년간 진행돼 온 세계주교시노드를 마무리한 해였다. 이를 통해 교회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새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끊임없이 지구촌 곳곳을 찾으며 평화를 향한 순례 여정을 이어갔다. 2024년 세계 교회를 돌아봤다.전쟁·극단주의 확산…끊임없는 평화를 향한 외침평화를 바라는 모두의 소망이 무색하게 전 세계를 덮친 전쟁과 극단주의 확산은 올해도 멈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3년째 이어진 소모전을 결국 마무리..

기획 연재 2024.12.26

[2024 세계교회 결산] 지구촌 평화·생명의 길 닦고 시노드 마무리하며 희년 준비

2024년은 여전한 지구촌 전쟁의 고통 속에 교회가 희망과 평화의 가교가 되고자 힘쓴 한 해였다. 한 해 동안 보편 교회와 세계 지역 교회는 끊이지 않는 전쟁과 기아, 극단주의 확산 속에서 평화와 생명의 길을 선포하고자 노력했다. 올해는 지난 3년간 진행돼 온 세계주교시노드를 마무리한 해였다. 이를 통해 교회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새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끊임없이 지구촌 곳곳을 찾으며 평화를 향한 순례 여정을 이어갔다. 2024년 세계 교회를 돌아봤다.전쟁·극단주의 확산…끊임없는 평화를 향한 외침평화를 바라는 모두의 소망이 무색하게 전 세계를 덮친 전쟁과 극단주의 확산은 올해도 멈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3년째 이어진 소모전을 결국 마무리..

기획 연재 2024.12.26

[2024 한국 교회 결산] 영적 쇄신·새로운 복음화에 매진… 2027 서울 WYD 준비 본격화

7월 28일 한국 교회 청년들은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2027 서울 WYD 발대식과 발대미사를 봉헌하고, WYD의 힘찬 출발을 공식 선포했다.2024년 한국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열정과 실천이 절실히 요구됐다. 교회 구성원 모두는 새로운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시노달리타스의 지속과 활성화에 힘썼다. 무엇보다 영적으로 쇄신하고 친교를 바탕으로 복음화 사명에 참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아울러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향해 준비 여정의 본격적인 닻을 올린 해이기도 했다.한국 교회 240주년, 교황 방한·124위 시복 10주년, 103위 성인 시성 40주년올해는 한국 천주교회 240주년을 맞은 해였다. 또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

기획 연재 2024.12.26

보호시설 세워 ‘노숙인 주치의’로 봉사와 나눔 30년

진료실에서 밝게 웃어보이고 있는 내과의사 김만달씨. 김씨는 30여 년간 헌진적인 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제41회 가톨릭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축하합니다. 선생님 같은 분이 상을 받으셔야지요.”“자격 없는 제가 상을 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감사합니다.”지난 3일 전남 여수시 교동시장에 위치한 ‘김만달내과의원’. 내과의사 김만달(골롬바노, 76, 광주대교구 미평동본당) 원장이 올해로 42년째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평상시에도 북적이는 병원이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한결 들떠 있었다. 김씨가 노숙인 시설 ‘엠마우스’를 만들어 30여 년간 봉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41회 가톨릭대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김 원장 병원의 오랜 단골로 광주에서 병원을 찾아왔다는 곽금용(69)씨는 “선..

기획 연재 2024.12.12

1909년 한국에 진출한 성 베네딕도회, 서울 백동에 수도원 건립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백동수도원 건립을 위한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 유리건판, 1910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뮈텔 주교, 성 베네딕도회 한국 진출 요청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는 한국에 처음으로 진출한 남자 수도회다. 제8대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는 한국 교회 안에서 교육을 담당할 수도회를 애타게 찾았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애국계몽운동으로 그리스도교계 사립학교가 많이 세워졌다. 이 시기 개신교 주도로 세워진 사립학교 수만 해도 전국에 5000여 개나 됐다. 개신교가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한 주된 이유는 선교였다. 선교사들은 치외법권을 내세워 일제의 간섭을 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학교를 운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뮈텔 주교는..

기획 연재 2024.12.12

‘시각장애인의 수호성인’ 오틸리아 성녀가 세운 몽생트오딜 수녀원

몽생트오딜 수녀원 성모승천 성당. 1687년에 이전 로마네스크 성당 토대 위에 바로크 양식으로 새로 지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06년에 ‘준대성전’으로 지정했다. 수녀원 테라스에서는 알자스뿐 아니라 독일 흑림 지대까지 라인강 상류의 비옥한 넓은 평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알자스에서 가장 유서 깊은 순례 성지프랑스와 독일 국경지대인 알자스 하면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겁니다. 정작 이곳 사람들에겐 작가가 부추긴 그런 국수주의 민족 감정은 없습니다. 17세기 들어와 두 나라의 경계가 한때는 보주산맥, 한때는 라인강에 따라 정해졌을 뿐, 이들은 천 년 넘게 그저 라인강 상류 평원에 살던 알레만의 후손들이었습니다. 의식주도 언어도 비슷합니다. 다만 알자스가 로마 제국 안에 ..

기획 연재 2024.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