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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사순절, 세계의 다양한 요리 전통

참 빛 사랑 2025. 3. 18. 17:47
 
프레즐. 출처=픽사베이


보편 교회 모든 신자가 사순 시기에 예수님 수난을 묵상하며 기도와 금식을 실천한다. 그런 가운데 각국 전통에 따라 특별한 수제 별미를 만들어 먹는 나라들도 있다. 사순 시기 때마다 선보이는 세계의 다양한 요리 전통을 들여다봤다.

 

멕시코

 

멕시코의 신자 가정들은 사순절 금요일이면 빵 푸딩 형태의 ‘카피로타다’를 만들어 먹는다. 요리법은 가정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달콤하고 짭짤한 재료가 알고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수난과 관련 있다.

 

구체적으로 이 요리에 사용되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한다. 필론칠로라는 정제되지 않은 사탕수수로 만든 시럽은 예수님의 피를, 향신료인 정향은 십자가에 박힌 못을, 계피는 그리스도의 나무 십자가를, 푸딩을 덮은 녹은 치즈는 예수님 장례 때 사용한 수의를 상징한다고 한다.

 

음료도 있다. 오아하카 주(州) 사람들은 물에 과일즙과 설탕 등을 넣어 차게 마시는 음료인 ‘아구아스 프레스카’를 준비해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이같은 전통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예수님의 목마름을 해소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 야곱의 우물가에서 앉아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라고 요청한 사마리아의 여인(요한 4,4-42 참조)처럼 말이다.

 

에콰도르

 

‘파네스카’는 사순절과 성주간에 에콰도르 사람들이 먹는 전통 수프다. 대구와 12가지 종류의 콩과 채소를 넣어 만드는데, 이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과 열두 제자를 상징한다.

 

이 요리의 종교적 의미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화하던 당시, 에콰도르 키토의 수도원에서부터 만들어졌다는 추론이다.

 

몰타

 

라틴어로 ‘40일간의 사순절’을 뜻하는 콰드라게시마에서 이름을 따온 ‘콰레지말’은 아몬드 반죽, 꿀, 오렌지 껍질로 만든 달콤한 케이크다. 십자가의 길 제14처를 기억하며, 14개 교회를 하루에 순례하는 동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즐기는 간식이다.

 

‘사도의 반지’라는 ‘카가크 탈-아포스틀리’는 짭짤한 원형의 빵이다. 아몬드와 참깨를 얹어 성 목요일에 먹는데, 예수님께서 성찬례를 제정하신 것을 묵상하며 먹는다.

 

독일·룩셈부르크·프랑스·벨기에

 

‘프레즐’은 소금과 효모, 밀가루, 물로 만든 유럽의 대표적인 빵이다. 바티칸 도서관 문서에 따르면, 중세 초기 이탈리아 수도자가 사순절 음식으로 특별히 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자들이 기도를 통한 묵상으로 사순절을 보내도록 돕기 위해 만든 이 간식은 기도하는 손 모양을 본떴다. 세 개의 구멍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상징한다.

 
핫 크로스 번. 출처=위키피디아



영국·호주·뉴질랜드

 

‘핫 크로스 번’은 12~14세기 성금요일에 가난한 신자들이 처음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밀가루·달걀·효모·후추 등 향신료로 만든 이 빵은 고대 이교도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다른 기록에 따르면, 중세 수도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상징하기 위해 빵의 이름처럼 겉에 뚜렷하게 십자가 모양을 새기고 다양한 향신료를 가미해 조리했다고 한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