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문화출판

[신간] 신학의 주제로서의 무신론

참 빛 사랑 2024. 10. 5. 14:00
 


신학의 주제로서의 무신론 / 배영호 신부 / 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무신론(無神論)’의 사전적 의미는 종교적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신앙을 거부하는 이론이다. 특히 인격적 의미의 신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세계는 그 자신에 의하여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신앙인에게 ‘무신론’은 꺼려지는 단어지만, 종교 없이도 윤리와 덕은 성하고, 세분되고 전문화된 학문이 제 갈 길을 가고 있으며, 그리스도교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는 생각 역시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학의 주제로서의 무신론」은 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오랜 세월 갖가지 부침을 겪으면서도 의연하게 자리를 지켜온 그리스도교 안에서 이미 무신론은 신학 내부의 주제이자 과제로 다루어져 왔다. 이 책은 주요 학자들의 안내를 참조하면서 근대 말의 종교비판에 이르기까지 서구 사유과정을 요점에 따라 정리하고, 주요 철학과 신학 사상을 세부적으로 정리하고 살펴봄으로써 무신론 현상을 분석하고 정의한다. 저자는 무신론이 오히려 신앙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며, 무신론자들의 주장과 전망을 살펴보며 제기되는 의문을 통해 우리 신앙을 더욱 단단하게 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신의 존재 혹은 부재에 관한 물음에서도 파스칼에게 관건은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결단이었다. 신앙의 결단은 합리적 증명이나 반증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간의 심층에서, 마음에서, 충동과 감정, 애착과 혐오가 함께 얽혀 작용하고 열정이 이성에게 영향을 주고 심지어는 이성을 봉쇄할 수도 있는 그런 가운데서 내려진다. (중략) 그에게 중요한 것은 사유의 확실성으로부터 신(神)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 신(神)으로부터 자기 확실성에 이르는 길이었다.”(28쪽)

“인간은 하느님을 통해 소망을 투영한다. 하느님 상은 저마다 인간 상황의 다양성을 반영한다. 인간이 그리는 하느님 위에는 항상 인간의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 있다. (중략) 성경은 인간이 하느님을 인간의 척도에 따라 생각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하느님이지 인간이 아니다.”(219쪽)

저자 배영호(수원교구) 신부는 인스브루크 대학교 등에서 공부했고,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