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에 사별 가족을 동반하고 있는 이들의 모임이 있었다. 사별자 모임을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나누고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모임에 오신 분 중에는 병원이나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 가족을 동반하거나 복지관에서 노인 사별자들을 동반하는 분도 있고, 자살유가족을 동반하는 분도 있었다. 치유협동조합에서 집단 상담을 통해 사별자들을 돕는 분도 있었다. 수녀원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이용해 모임을 운영하는 수도자도 있고, 본당에서 모임을 꾸려나가는 평신도들도 있었다.
사별 가족 모임을 진행하는 이들 대부분이 ‘상실 수업’이라 불리는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이 과정을 마련해 주시는 분들은 모현 호스피스로 잘 알려진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님들이다. 수도회의 카리스마에 따라 오랫동안 임종을 앞둔 분들을 보살펴 오셨고, 사별 가족들을 동반해 오신 수녀님들이 고맙게도 지난 12년 동안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해주셨다.
좋은 뜻을 가진 교회 안의 인력들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학자들, 임상 경험이 많은 여러 분야의 치료사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착하고 마음이 넉넉한 봉사자들, 성무 집행을 통해 사별자들에게 큰 위로를 주는 사제들, 사별자들을 이 모임으로 모시고 오는 이들, 장소를 제공해주거나 경제적인 후원을 해 주는 이들이 있다.
샘터·사랑샘·디딤돌·샘물·뜨락·햇살·희망샘·사랑마루·하늘사랑⋯. 이 예쁜 낱말들은 모두 사별 가족 모임의 이름이다. 사별자들을 위해 일하는 이들 모두는 사별 상실 후에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어려움을 겪는 누구라도 이 돌봄을 받고 교회와 세상 안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몸을 일으키기도 마음을 내기도 어려운 줄 알지만, 내가 아플 때 같은 아버지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형제자매들이 주는 도움이라 생각하고 부디 편안한 발걸음 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남주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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