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시골에 가난한 모자가 살았다.
아빠는 아이가 어렸을 때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엄마도 몸이 아파 어린 외아들을 키우는데 온갖 고생을 했다. 이 아이에게는 세 가지 꿈이 있었다. 자동차를 좋아했던 아이는 택시 운전사가 되고 싶다고도 했고, 발명하는 것에 흥미가 많아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또 하나의 꿈은 사제였다. 어느 날 모자는 엄마의 병을 고치기 위해 크고 먼 나라,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됐다. 미국에는 외할머니가 계셨다. 어린아이는 몹시 신이 났지만, 몸이 아픈 엄마는 낯선 언어와 문화, 사람들 사이에서 힘들게 적응해 나가야 했다. 그러던 중 아이는 엄마 친구의 소개로 기숙 생활을 하는 소신학교를 다니게 됐다. 학교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모자는 서로 자주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꿈을 위해 모자는 각자 열심히 생활했다. 이 생활도 잠시, 엄마는 젊은 나이에 삶을 마치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떠나 버렸다. 이제 고아가 돼버린 이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행히 아이는 많은 분의 기도와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사제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이 이야기 속 아이는 바로 나의 어릴 적 모습이다.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고 바로 부임해 한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는 수도회의 새내기 사제로서 지난 7년 동안 다양한 사목 환경 안에서 활동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수도회 인근의 본당과 요양원, 계성초등학교, 혜화동 가톨릭대 대신학교, 그리고 개인적인 여러 만남을 통해 기쁨과 슬픔, 삶의 여러 한계를 접했다. 사목 현장에서 인생 선배이신 부모님의 빈자리와 나의 아픔, 한계를 새삼스럽게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부족함 덕분에 타인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의 아픔을 새롭게 느끼는 동시에 확신한다. 내 삶의 아픔은 주님께서 사용하시고자 하는 사목의 도구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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