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진본당 피해, 춘천교구 신자 가옥 전소
한미 연합훈련 도중 발생한 공군 전투기 오폭으로 교회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공군은 사고가 조종사 실수에 따른 ‘인재’였다며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5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인근 노상에 우리 공군 전투기 KF-16이 폭탄 8발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종·춘천교구 등에 따르면 사고로 군종교구 승진본당 주임신부와 군종병 등 군인 14명, 춘천교구 이동본당 신자를 포함해 민간인 20명 등이 다쳤다.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다.
또 폭탄이 떨어진 곳 바로 인근에 위치한 군종교구 승진성당에서는 성당 마당과 지붕에 위치한 성모 마리아상, 예수상, 성당 친교실과 입구, 유리창 등이 파손됐고, 춘천교구 한 신자가 사는 가옥은 전소됐다. 이를 포함한 전체 물적 피해는 차량 피해 3건을 포함해 152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 복구와 의료·심리지원 및 배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으로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를 지목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총장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공군이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는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불의의 부상을 당한 노곡리 주민들과 장병들에게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공군은 이어진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서 “전투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한 후 확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번 사고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와 세 번의 확인 절차 미이행, 지휘관의 관리·감독 미흡 등이 겹친 결과”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중복확인 절차를 보완·강화하고, 주기적인 비정상 상황 조치훈련을 통해 대응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곡리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당혹해 하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 주민 김옥자(바울라)씨는 “폭탄이 떨어진 순간 집안에 있었는데 큰 소리와 함께 집이 흔들리며 화분들이 쓰러졌다”며 “집 전체가 흔들리니까 행여 무너지진 않을까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민 김명순씨는 “비행기 같은 게 지나가는 듯이 큰 소리가 나더니 이어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나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사고가 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순간만 생각하면 뒷골이 오싹하다”고 호소했다.
김정아·장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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