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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성인의 축일은 오늘날 ‘연인들의 축일’로도 기념하고 있습니다. 중세의 대표적 성인전인 야고보 데 보라지네 복자의 「황금 전설」 등에서 전해져오는 이야기 때문입니다. 발렌티노가 활동했던 당시 이탈리아 로마의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군사력 강화를 위해 금혼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많은 젊은이가 결혼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평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던 사제 발렌티노는 비밀리에 연인들의 혼인성사를 주례해줬습니다.
결국 체포되어 황제에게 끌려간 발렌티노는 배교와 로마 신들을 숭배할 것을 강요당했지만, 황제 앞에서도 당당히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며 오히려 황제에게 개종을 권유했습니다. 발렌티노의 말에 황제가 호감을 보이자 오히려 총독이 나서서 “황제는 미혹되는 중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어릴 때부터의 믿음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만류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결국 황제는 발렌티노를 그리스도인이란 이유로 감옥에 가둘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총독은 그를 감옥이 아닌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예수님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였고, 발렌티노를 시험하기 위해 오랫동안 앞을 보지 못하던 자기 딸을 데려왔습니다. 딸의 시력을 회복시켜주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조건을 내건 것입니다. 발렌티노가 총독의 딸 눈에 손을 얹고 기도하자 딸은 기적적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감동한 총독은 발렌티노의 말대로 집 안의 모든 우상을 파괴하고, 3일간 금식한 후 가족과 함께 세례성사를 받았습니다. 또 이미 체포돼 있던 그리스도인들도 모두 풀어주었습니다. 이 사실이 퍼져나가 황제의 귀에 들어가자 결국 발렌티노는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습니다.
발렌티노 축일인 2월 14일이 연인들의 기념일이 된 것은 약 14세기부터입니다. 연인들은 이날 서로에게 특별한 카드나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이 시기가 마침 새들의 짝짓기가 시작하는 때이기도 했습니다. 또 여성에 대한 기사도적 사랑 표현이 풍습이 됐다고도 합니다. 이 전통에 따르면, 매년 2월 14일이면 젊은 여인들이 ‘발렌틴’, 이른바 자신을 흠모해 시중을 들 기사를 선택하면 그 기사가 젊은 여인에게 선물을 바쳤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습은 아직도 영국의 몇몇 지역에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는 2월 14일을 ‘연인의 날’ 또는 ‘밸런타인데이’로 부르며 주로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지냅니다. 이는 일부 상인들의 상업적 마케팅 때문에 생긴 현상으로, 발렌티노의 삶이나 신앙과는 거리가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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