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등 전국 환경단체들 도심 집회·행진, 탄소 배출 줄이기 등 ‘기후정의 실현’ 강조
![](https://blog.kakaocdn.net/dn/NxvVM/btrNOIXJFb6/2L7K6DSXuQVMuGiyVeHIh1/img.jpg)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기후정의를 위해 함께 행진하자!”
전국 환경단체들은 9월 24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행진을 통해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이날 모인 400여 개 단체 회원 등 시민 3만 5000여 명은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한 뒤, 광화문역과 안국역을 거쳐 다시 숭례문 쪽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창조 시기(9월 1일~10월 4일)’를 보내는 한국 교회도 연대에 동참했다.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조경자 수녀는 다른 환경단체 대표와 함께 이날 ‘기후정의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을 통해 “기후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를 종식하고, 모든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며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걸맞게 이날 집회에는 청소년과 장애인ㆍ이주노동자 등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이 연단에 올라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선 기후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각각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근처에 거주하는 삼척과 경주 시민들도 마이크를 들고 “대도시에서 쓰는 전기를 위해 발전소 주변 주민들은 고통받고 희생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행진에 앞서 전국 교구와 본당 환경ㆍ사회사목단체 회원 등 신자 약 800명은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거리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는 강론에서 “기후위기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창조질서를 인간이 망가뜨려 초래된 것이다. 그 책임에서 누구 하나 예외일 수 없다”며 “오늘 행진에 나온 것은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 잘못과 무관심을 참회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태적 감수성과 창조 영성을 더욱 증진해 매사에 생태적 기준으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신앙 선조들은 기도하고, 생활 속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가진 것과 사랑을 나누며 ‘신공’, 즉 신앙에 공을 들였다”며 “우리도 그 신공을 본받아 탄소배출을 줄이고, 고통받는 또 다른 이웃, 피조물을 돌보자”고 호소했다.
이날 미사에 참여한 사제와 신자들은 ‘기후위기로 불타는 지구’를 상징하는 붉은 제의와 옷을 갖춰 입었다. 의정부교구 창현본당에서 온 김대황(마태오)씨는 “사실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았는데, 미사에 참여함으로써 사태의 심각성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오늘을 계기로 전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안나(안나, 의정부교구 주엽동본당)씨는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넘어 더욱 다양한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가톨릭교회가 전체를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연대의 힘을 더 기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사회사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주민, 난민과 함께 미래를 건설하는 세상이 되길 기도 (0) | 2022.10.04 |
---|---|
생명을 위한 40일 기도 운동 시작됐다 (0) | 2022.10.04 |
‘과거 정치적으로 남용됐던 사형제 청산해야’ 주장 (0) | 2022.10.04 |
남녀 수도자들 비무장지대 생태 탐방 나서 (0) | 2022.10.04 |
지금 연대·실행하지 않으면 인류는 멸종의 길로… (0) | 2022.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