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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만든 성탄 구유가 따뜻한 나눔을 낳았다. 원주교구 횡성본당(주임 이희선 신부) 주일학교 학생들은 구유를 직접 제작, 판매한 수익금을 7일 횡성군 내 어려운 아동들에게 전달해 훈훈함을 선사했다.
“얘들아, 우리 예수님 탄생하신 구유를 만들어볼까?” 지난 대림 시기, 횡성본당 주일학교 교사들이 머리를 맞댔다.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을 구상하다 구유 제작을 떠올린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교리교육과 미사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어려움 속에 이 같은 참여와 나눔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교사들은 구유 재료들을 손수 구입해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본당 초ㆍ중ㆍ고등부 주일학교 학생 50여 명은 각 가정에서 구유 제작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부모, 가족과 함께 만드는 재미도 느끼고, 더 참신하게 꾸며 걸작(?)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게 완성된 구유 50개는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와 대축일 당일 성당에서 판매됐다. 아이들 손으로 직접 만든 창작 구유는 신자들 눈길을 끌었고, 양초와 쿠키를 곁들인 세트까지 호응을 얻어 완판됐다.
학생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수익금 45만 원에 신자들이 자선 주일 때 봉헌한 헌금 일부까지 합쳐 총 100만 원을 최근 횡성군청을 방문해 전달했다. 학생들과 본당 신자들이 마련한 정성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보호 아동 등 4명에게 각 25만 원씩 전달됐다.
횡성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원연규(수산나) 교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가정 교리 위주의 특별한 체험 활동을 매달 한 차례씩 해오다가 이번 성탄 때엔 더 뜻깊은 나눔에 동참해보자는 취지로 하게 됐다”면서 “자칫 아이들에게 숙제가 되진 않을까 염려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참여하고 기부의 행복도 느끼게 돼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