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 미사 봉헌… 공동의 집 살리기 본격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정신을 따라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약속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 미사가 24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주례하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ㆍ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이 공동집전했다.
이 주교는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후손들,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찬미받으소서」 160항)라고 질문한다”며 “우리는 이렇게 파괴된 세상을 결코 후대에 물려줄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 주교는 “하나뿐인 지구, 공동의 집을 살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생태영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주일학교와 소공동체ㆍ레지오 마리애 등 모든 활동단체 교육에 이런 주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 건물 건축에도 태양ㆍ바람ㆍ수력ㆍ지력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기술이 접목돼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주교는 “모든 행사에 플라스틱제품ㆍ화학제품ㆍ일회용품을 되도록 줄이고, 친환경제품을 사용해 소비 지향적인 문화를 개선하자”며 “가진 바를 이웃과 나누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성체 예식 후에는 전국 교구와 수도회ㆍ단체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임하는 다짐과 계획을 봉헌했다. 박 아빠스는 “한국 교회 전체가 일치된 마음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앞으로 7년 동안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실천을 공유하고, 더 효과적인 방법과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미사를 마친 뒤, 명동 일대에서 가톨릭기후행동 주관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생태 보호 실천 필요성을 알리는 팻말 시위와 기후행진이 진행됐다. 가톨릭기후행동 기후버스킹팀 ‘에코노마드’의 특별 율동 공연도 펼쳐졌다. 이날 미사는 가톨릭평화방송(CPBC) TV 유튜브를 통해 특별 중계됐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은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의 제안에 따라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동참하는 캠페인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5월 16일부터 24일까지를 ‘찬미받으소서 주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인간발전부는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일인 2020년 5월 24일부터 1년간을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선포, 세계 교회가 그 기간에 7년 여정을 준비하도록 권고했다. 한국 주교단은 이에 화답해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특별 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와 실천 지침을 발표했다. 한국 교회 전체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준비하며 가정ㆍ본당ㆍ교구ㆍ사회 공동체를 아우르는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도록 요청하기 위해서다. 주교단은 사목교서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태적 회개가 단지 ‘환경보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의 모든 사목 분야에서 사랑의 복음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신앙 행위로 승화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전국 교구와 수도회도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산하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이 제작한 「기후 변화 극복을 위한 본당 활동 안내서」 전문을 위원회 누리집에서 보급하고 있다.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4월 30일 교구청에서 ‘찬미받으소서 7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생태영성 포럼’을 열고 교구 차원의 탄소 중립 실천 방안을 모색했다. 의정부교구 사회사목국은 「‘찬미받으소서’ 행동」을 교구 누리집에서 제공한다. 프란치스코 남녀 수도회 연합체인 ‘프란치스칸 가족’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와 영성을 반영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플랫폼’ 안내 자료를 제작ㆍ배포해 산하 수도회가 생태적 회개와 방향 모색을 위한 자체 계획을 세우도록 돕고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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