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40여 년, 많게는 70여 권의 교회 서적을 출간하는 대장정이 한정된 전문가와 재원에도 불구하고 여러 지원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평신도들이 읽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하느님 말씀과 진리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한 과정을 걸어가는 이들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눈여겨 살펴보자.
잘못된 예배란 무엇인가
신학대전 40 종교와 경신(Ⅱ) / 토마스 아퀴나스 / 윤주현 신부 옮김 / 한국성토마스연구소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40권 ‘종교와 경신(Ⅱ)’가 출간됐다.
「신학대전」의 제1부는 만물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발원 과정이고, 제2부는 만물이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귀환 여정이며, 제3부는 그 귀환의 길 또는 수단이 되어주신 구세주의 위업을 다루고 있다.
40권 ‘종교와 경신(Ⅱ)’는 「신학대전」 제2부 제2편 제92문~제100문을 통해 잘못된 예배의 다양한 종류를 제시한다. 헌신적인 신심의 정신이 결여된 외적 예배 행위, 거짓 신들에게 예배드리는 우상숭배, 마귀와 마술적인 힘에 대해 종교적 신앙과 신뢰심 같은 것을 갖는 미신과 마술 행위 등이 하느님께 합당한 영광을 드리기 위한 예배의 본성에 어긋나는 이유를 분석한다.
“오직 그분만이 자신의 영원함 속에서 미래의 것을 마치 현재처럼 보신다. 이사야서 41장 [23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희가 신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도록 다가올 일들을 알려 보아라.’ 그러므로 만일 누군가 감히 그와 같은 미래의 일을 하느님의 계시 이외에 여하한 방식으로 미리 알거나 예언한다면, 그 자체로 분명하게 하느님을 침해하는 것이다.”(73쪽)
「신학대전」 라틴어-우리말 대역판은 고 정의채 몬시뇰에 의해 지난 1985년 첫 권이 발간된 이래 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200주년인 2031년까지 전체 3부 60권(보충부까지 포함하면 72권) 완간을 목표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16권까지는 성바오로딸수도회에서 펴냈고, 이후 한국성토마스연구소(소장 이재룡 신부)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간행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나온 39권 ‘종교와 경신’에 이어 40권 ‘종교와 경신(Ⅱ)’는 윤주현(가르멜 수도회) 신부가 번역했다.
탈출기의 신학적 메시지
탈출기·레위기 / 바바라 그린 수녀 등 / 김영선 수녀 / 성서와함께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제5권 「탈출기·레위기」가 출간됐다.
이스라엘 백성 또는 ‘하느님 백성’의 시작을 알리는 성경인 탈출기의 주해를 쓴 바바라 그린(도미니코수녀회) 수녀는 탈출 사건의 역사성을 밝히는 일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탈출기 자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신학적·영성적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데 주력했다. 또 탈출기 서사에 활용된 동기들의 문학적 기능과 의미를 설명해 탈출기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얽혀 전체적인 그림을 이루는지 제시한다.
“탈출기는 너무나 심오하고 광대하여 더는 과장할 수가 없다. 얀 아스만이 주장하듯이, 탈출기는 ‘끝없이 이야기되고, 다시 만들어지고, 변화와 변형을 거치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 세계를 변화시키고 형성한 이야기''이다.”(115쪽)
레위기 주해를 쓴 토마스 히케는 독일 마인츠대학에서 구약성경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는 레위기의 전체 주제가 거룩하신 하느님을 모신 백성이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침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 주해에서는 레위기의 본문을 충실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본문의 세부사항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신학적·사회적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레위기를 탐구하는 데 필요한 지도를 제공한다.
“‘레위기(Leviticus)’라는 명칭은 레위(Levi) 지파인 이스라엘의 사제들을 가리킨다. 레위기는 사제들이 성소에서 수행하는 제의와 종교의식에 관한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또한 사제들이 이스라엘 백성, 곧 일반 백성에게 가르쳐야 할 교훈들도 풍부하게 제시한다.”(121쪽)
‘제롬(Jerome)’은 성경을 당시 서민들의 언어였던 라틴어로 번역해 오늘날 대중적인 성경이 보급되는 데 초석을 놓은 예로니모(Hieronymus) 성인의 영어식 이름이다.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시리즈는 1968년 전 세계 가톨릭 학자들이 모여 만든 「제롬 성경 주해 The Jerome Biblical Commentary」의 전면 개정판(2022)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2027년까지 총 33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영성 신학의 걸작
담화집(제1-13담화) / 요한 카시아누스 / 진 토마스 신부 역주, 허성석 신부 해제 / 분도출판사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 12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제1-13담화)」이 출간됐다. 카시아누스는 380년경 베들레헴에서 수도승 생활을 시작한 뒤 385년경 이집트로 가서 2년간 전역을 여행하고, 이후 10년을 더 머물렀다. 이때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를 만나 그의 제자이자 동료가 되었다. 카시아누스 여정의 종착점은 갈리아(오늘날 프랑스)로, 이곳에서 「규정집」과 「담화집」을 저술하며 동방 수도승 생활과 영성을 서방에 전한다.
「담화집」은 역사상 처음으로 저술된 영성 신학의 걸작으로, 중세 서방 수도승들의 영적 양식이자 필독서였다. 카시아누스는 24편으로 구성된 담화 속에서 15명의 압바들과 대화를 나누며 더 진보한 영성생활에 대해 논한다. 「규정집」이 주로 잘못의 개선과 관련된 ‘외적 인간의 양성’을 주제로 삼는다면, 「담화집」은 완덕을 위해 노력하는 ‘내적 인간의 양성’에 초점을 두고 분별·마음의 순결·세 가지 포기·끊임없는 기도를 다루고 있다.
“베네딕도가 서방 수도승 생활의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면 카시아누스는 수도승 생활의 내적 삶과 신비적 갈망을 정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동시에 이집트에 대한 카시아누스의 매우 탁월한 해석은 하나의 규범이 되었다. 그것은 곧 사막 영성을 정의하게 되었다.”(Desert Christians, 373)
한국교부학연구회(회장 장인산 신부)가 국가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분도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는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는 대중판 교부 문헌 총서다. 198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존 ‘교부 문헌 총서’의 원전 번역을 꾸준히 이어가면서도 신자들의 삶과 영성에 꼭 필요한 짧고 감동적인 교부 문헌들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이번에 ▲13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제14-24담화) ▲14 팔라디우스의 라우수스에게 바친 수도승 이야기 외 ▲15 오리게네스의 켈수스 반박(제1-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잘못된 예배란 무엇인가
신학대전 40 종교와 경신(Ⅱ) / 토마스 아퀴나스 / 윤주현 신부 옮김 / 한국성토마스연구소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40권 ‘종교와 경신(Ⅱ)’가 출간됐다.
「신학대전」의 제1부는 만물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발원 과정이고, 제2부는 만물이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귀환 여정이며, 제3부는 그 귀환의 길 또는 수단이 되어주신 구세주의 위업을 다루고 있다.
40권 ‘종교와 경신(Ⅱ)’는 「신학대전」 제2부 제2편 제92문~제100문을 통해 잘못된 예배의 다양한 종류를 제시한다. 헌신적인 신심의 정신이 결여된 외적 예배 행위, 거짓 신들에게 예배드리는 우상숭배, 마귀와 마술적인 힘에 대해 종교적 신앙과 신뢰심 같은 것을 갖는 미신과 마술 행위 등이 하느님께 합당한 영광을 드리기 위한 예배의 본성에 어긋나는 이유를 분석한다.
“오직 그분만이 자신의 영원함 속에서 미래의 것을 마치 현재처럼 보신다. 이사야서 41장 [23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희가 신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도록 다가올 일들을 알려 보아라.’ 그러므로 만일 누군가 감히 그와 같은 미래의 일을 하느님의 계시 이외에 여하한 방식으로 미리 알거나 예언한다면, 그 자체로 분명하게 하느님을 침해하는 것이다.”(73쪽)
「신학대전」 라틴어-우리말 대역판은 고 정의채 몬시뇰에 의해 지난 1985년 첫 권이 발간된 이래 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200주년인 2031년까지 전체 3부 60권(보충부까지 포함하면 72권) 완간을 목표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16권까지는 성바오로딸수도회에서 펴냈고, 이후 한국성토마스연구소(소장 이재룡 신부)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간행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나온 39권 ‘종교와 경신’에 이어 40권 ‘종교와 경신(Ⅱ)’는 윤주현(가르멜 수도회) 신부가 번역했다.
탈출기의 신학적 메시지
탈출기·레위기 / 바바라 그린 수녀 등 / 김영선 수녀 / 성서와함께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제5권 「탈출기·레위기」가 출간됐다.
이스라엘 백성 또는 ‘하느님 백성’의 시작을 알리는 성경인 탈출기의 주해를 쓴 바바라 그린(도미니코수녀회) 수녀는 탈출 사건의 역사성을 밝히는 일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탈출기 자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신학적·영성적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데 주력했다. 또 탈출기 서사에 활용된 동기들의 문학적 기능과 의미를 설명해 탈출기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얽혀 전체적인 그림을 이루는지 제시한다.
“탈출기는 너무나 심오하고 광대하여 더는 과장할 수가 없다. 얀 아스만이 주장하듯이, 탈출기는 ‘끝없이 이야기되고, 다시 만들어지고, 변화와 변형을 거치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 세계를 변화시키고 형성한 이야기''이다.”(115쪽)
레위기 주해를 쓴 토마스 히케는 독일 마인츠대학에서 구약성경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는 레위기의 전체 주제가 거룩하신 하느님을 모신 백성이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침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 주해에서는 레위기의 본문을 충실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본문의 세부사항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신학적·사회적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레위기를 탐구하는 데 필요한 지도를 제공한다.
“‘레위기(Leviticus)’라는 명칭은 레위(Levi) 지파인 이스라엘의 사제들을 가리킨다. 레위기는 사제들이 성소에서 수행하는 제의와 종교의식에 관한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또한 사제들이 이스라엘 백성, 곧 일반 백성에게 가르쳐야 할 교훈들도 풍부하게 제시한다.”(121쪽)
‘제롬(Jerome)’은 성경을 당시 서민들의 언어였던 라틴어로 번역해 오늘날 대중적인 성경이 보급되는 데 초석을 놓은 예로니모(Hieronymus) 성인의 영어식 이름이다.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시리즈는 1968년 전 세계 가톨릭 학자들이 모여 만든 「제롬 성경 주해 The Jerome Biblical Commentary」의 전면 개정판(2022)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2027년까지 총 33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영성 신학의 걸작
담화집(제1-13담화) / 요한 카시아누스 / 진 토마스 신부 역주, 허성석 신부 해제 / 분도출판사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 12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제1-13담화)」이 출간됐다. 카시아누스는 380년경 베들레헴에서 수도승 생활을 시작한 뒤 385년경 이집트로 가서 2년간 전역을 여행하고, 이후 10년을 더 머물렀다. 이때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를 만나 그의 제자이자 동료가 되었다. 카시아누스 여정의 종착점은 갈리아(오늘날 프랑스)로, 이곳에서 「규정집」과 「담화집」을 저술하며 동방 수도승 생활과 영성을 서방에 전한다.
「담화집」은 역사상 처음으로 저술된 영성 신학의 걸작으로, 중세 서방 수도승들의 영적 양식이자 필독서였다. 카시아누스는 24편으로 구성된 담화 속에서 15명의 압바들과 대화를 나누며 더 진보한 영성생활에 대해 논한다. 「규정집」이 주로 잘못의 개선과 관련된 ‘외적 인간의 양성’을 주제로 삼는다면, 「담화집」은 완덕을 위해 노력하는 ‘내적 인간의 양성’에 초점을 두고 분별·마음의 순결·세 가지 포기·끊임없는 기도를 다루고 있다.
“베네딕도가 서방 수도승 생활의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면 카시아누스는 수도승 생활의 내적 삶과 신비적 갈망을 정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동시에 이집트에 대한 카시아누스의 매우 탁월한 해석은 하나의 규범이 되었다. 그것은 곧 사막 영성을 정의하게 되었다.”(Desert Christians, 373)
한국교부학연구회(회장 장인산 신부)가 국가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분도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는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는 대중판 교부 문헌 총서다. 198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존 ‘교부 문헌 총서’의 원전 번역을 꾸준히 이어가면서도 신자들의 삶과 영성에 꼭 필요한 짧고 감동적인 교부 문헌들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이번에 ▲13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제14-24담화) ▲14 팔라디우스의 라우수스에게 바친 수도승 이야기 외 ▲15 오리게네스의 켈수스 반박(제1-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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