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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평화칼럼] 진짜 믿기 힘든 것

참 빛 사랑 2024. 6. 1. 13:58
 

나는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비디오 게임과의 첫 만남은 1990년대 초였다. 컨트롤러를 붙잡고 버튼을 눌렀을 때, 움직이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TV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날의 비디오 게임은 그 당시의 게임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 과거의 게임들은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이 전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게임 트렌드는 플레이어에게 세상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탐색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플레이어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고 있다. ‘자유도’와 ‘오픈 월드’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얼마나 자유롭고 ‘그럴싸한’ 세상을 구현했는지가 잘 만든 게임의 척도가 되곤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말을 타고 돌아다니며 어디든지 가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판타지 세계에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기도 한다. 이렇게 ‘세상을 만들어낸’ 게임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랫동안 비디오 게임의 발전을 관심 있게 지켜본 나조차도 최근의 게임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그저 아이들이나 하는 놀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진짜 세상’과 부쩍 가까워진 최근의 게임이 상당히 충격적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놀라운 최신 그래픽과 온갖 기술의 집약체인 이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연히 세상에 나타났다고 주장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한 주장이 논리적이며 믿음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왜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놀랍게도 세상에는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창조주 하느님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은 최신 게임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신비가 가득한 이 세상도 그저 긴 시간이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잘 만든 게임을 보면서 “이걸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하고 감탄하는 것처럼,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보며 창조주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창조주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역시 잘 만든 게임과 같은 인간의 창조물을 볼 때 “와, 이것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하고 감탄할 것을 생각하면 정말 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믿기가 너무나 어렵지 않느냐고 묻곤 하는데, 나는 되묻고 싶다. 이 아름다운 세상 만물과 우리가 나누는 사랑이, 그리고 의로움에 대한 갈망이 그저 우연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야말로 더 어려운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최근 게임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점차 이뤄지고 있다. 정해진 대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말을 해도 대답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이 멀지 않은 미래에 출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게임 속 세상은 진짜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다. 얼마나 더 놀라운 게임들을 마주하게 될까? 그것을 만든 이들에게 얼마나 큰 찬사가 터져 나올까?

그런데 진정 찬사를 보내야 할 것은 게임이나 인공지능이거나 그것들을 만든 이들이 아니다. 요즘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이든 최신 게임이든 인간이 이렇게 놀라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인간은 하느님 모상을 닮도록 만들어졌기에,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놀라운 인간의 창조물 역시 하느님 은총에서 비롯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창조물 속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며, 그분께 찬미를 드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찬미 받으소서, 창조주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