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호 신부)는 제108차 세계이주민과 난민의 날(9월 25일)을 맞아 9월 23일 예수회센터 이냐시오카페에서 폴 우 감독의 영화 ‘소속’(Beionging) 상영회를 열고, 이 영화에 출연한 무삽씨와 함께하는 토크 ‘무삽씨 이야기’를 마련했다.
이날 상영한 다큐멘터리 ‘소속’은 소속감을 찾는다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부분이 경험하는 내면의 여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큐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이자 배우인 정우성씨, 시리아 출신 유학생으로 나중에 한국에 귀화한 압둘 와합씨, 한국에서 태어나 스웨덴으로 입양된 야콥(한일우)와 소니(한순희)씨, 이집트 출신 무삽과 아흐메드 난민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집을 잃은 사람에게 소속감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가 제작하고, 대한민국과 스웨덴에서 촬영한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연대와 연민, 환대의 의미를 새기게 된다. 나아가 우리 자신에게 “우리는 과연 어디에 속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상영회에 이어 이흔관(예수회 마지스청년센터 담당) 신부 사회와 김민(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부소장) 신부 통역으로 무삽씨와 함께하는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2011년 1~2월 이집트 혁명(아랍의 봄)에 참여하면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만나 2014년 결혼한 얘기, 이집트 내 인권단체 활동가로, 또 이집트의 여성단체 활동가로 일하다가 신변에 위협을 받아 출국한 뒤 두바이를 거쳐 2016년 5월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난민 신청을 했던 얘기, 난민 불인정 처분을 받고 나서 불허 이유를 알아보던 중 자신들이 하지도 않은 말이 면접조서에 적혀 있는 걸 뒤늦게 발견, 소송을 통해 어렵사리 2018년 3월 난민 인정을 받은 얘기, 그 뒤로 아이가 태어났지만, 무국적자로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과 생활고 등 난민으로 살아가는 얘기가 대화를 통해 올올이 풀려나왔다.
무삽씨는 이날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해서 많이 달라지는 건 없지만, 사회 일원으로서 난민도 동등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무국적자인 딸을 포함해 우리 가족 모두는 ‘나는 한국인’이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우리가 속한 우리나라가 좀 더 나은 곳이 되도록 이바지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영화에서 한국계 스웨덴 입양인들이 ‘나는 행성에 속해 있다’고 말했는데, ‘저 또한 하느님에 속해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요즘은 (재)기쁨나눔의 후원으로 1년 6개월간 인권연대연구센터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는데,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