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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환자 질병 뿐 아니라 ‘문맹’도 퇴치한 간호사

참 빛 사랑 2022. 6. 11. 11:18

제1회 아스터 가디언 글로벌 간호상, 케냐 두바 간호사 수상

▲ 시상식에서 받은 대상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는 케냐의 간호사 안나 카발레 두바. 시상식 영상 갈무리.
 
 

아프리카 케냐 북부에 있는 작은 마을과 가톨릭 공동체에 경사가 났다.

병원에서 일하며 ‘까막눈’ 주민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안나 카발레 두바(31) 간호사가 최근 중동 두바이에 가서 큰 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의 헌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회 아스터 가디언 글로벌 간호상(Aster Guardians Global Nursing Award)이다.

이 상은 상금이 미화 25만 달러(약 3억 1700만 원)다. 주민들은 상금도 상금이려니와, 두바가 후보로 추천된 184개국 간호사 2만 4000명 중 1등으로 뽑힌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두바는 5월 12일 시상식에서 “가톨릭 신앙이 내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두바는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맞댄 터비(Turbi)에 있는 병원에서 일한다. 환자들을 돌보는 동안 문맹자가 많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주민 80%가 문맹이다. 그는 궁리 끝에 2013년 인근 초등학교 협조를 얻어 학부모 반을 열었다. 교실은 학생들이 점심시간 후 합반(合班)해서 비워주는 방법으로 확보했다.

주민들은 고된 허드렛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들은 학교 문턱을 넘어본 적이 없는 터라 이름도 쓸 줄 모른다. 그들은 학교에서 이름 쓰기와 간단한 덧셈 뺄셈을 배운다. 휴대폰에 전화번호 저장하는 방법도 배운다. 그는 지역사회를 떠나 잠시 다른 활동을 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터비의 개척자(Turbi Pioneer)’라는 단체를 만들어 문맹 퇴치와 여성교육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사업은 이 지역 선교사들이 오래전부터 해온 일들이다. 그래서 두바는 터비를 관할하는 마르사빗 교구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르사빗 교구의 크리스티안 피스타 신부는 “두바의 수상은 우리에게 기쁨의 순간”이라며 “선교사들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교육과 보건의료사업을 해왔는데, 그 결실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바가 인권과 여성 권익을 위해서도 싸워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바는 거액의 상금을 문맹 퇴치 및 보건의료사업을 확대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가족 여러 명을 포함해 많은 주민이 보건의료 혜택을 받아보지 못하고 죽었다”며 “그래서 병든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으로 간호학을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할례와 조혼 등 지역사회에 남아 있는 해로운 풍습을 청산하는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그는 “터비의 여성 대부분은 지금도 12살 이전에 할례를 받는다”며 “나 역시 그 끔찍한 할례의식을 통과해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터비는 2005년 부족 간 무력 충돌로 60명 이상이 희생된 곳이다. ‘터비 대학살’이라고 불리는 비극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가톨릭 신자는 인류와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라며 “그 정신이 지금까지 활동에 영감을 주었고, 평화를 건설하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이유”라고 밝혔다.

터비의 개척자란 단체명에 대해서는 “가족 중에서 처음 학교 교육을 받은 데다 터비 출신의 첫 대학 졸업자라서 그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