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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전쟁으로 파괴되는 우크라이나의 영적 유산들

참 빛 사랑 2022. 3. 18. 17:13

러시아 침공으로 그리스-동방 가톨릭 성당 무너져... 사제와 자원봉사자 등 살해 당해

▲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지토미르에 있는 그리스-동방 가톨릭 성당 [CNA 갈무리]
 
 

전쟁은 사람 목숨만 앗아가지 않는다. 한 가정의 보금자리와 건축물, 심지어 공동체의 정신적 뿌리인 종교까지 무차별적으로 파괴한다.
 

우크라이나 그리스-동방 가톨릭교회 지도자인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 대주교가 “우리의 영적 유산이 폭격에 파괴되고 있다”며 이 사실을 증언했다.
 

셰브추크 상급 대주교는 9일 영상 메시지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북부와 남부, 동부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사제들도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영적 가치와 문화적 보물인 성당들도 무너지고 있다. 사제와 자원봉사자 등 피가 흐르는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살해되고 있다”며 전쟁의 잔악상을 고발했다.
 

포위된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근거지를 둔 그는 지역 공동체 시설과 성당들이 하나둘씩 사회봉사센터로 전환되는 소식도 전했다. 사회봉사센터는 교전 지역에서 민간인 구조와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황 특사 콘라드 크라예프스키(교황 자선소장) 추기경과 마이클 체르니(온전한 인간발전부 임시 장관) 추기경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민간인 구호센터를 방문 중인 소식도 영상을 통해 알려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들을 지원하고 전쟁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두 추기경을 현지에 급파했다. 교황은 “두 추기경은 비극의 현장에서 나를 대리하고, 전 세계 그리스도인을 대신한다”고 밝혔다.   
 

셰브추크 상급 대주교는 또 우크라이나의 모든 종교 단체가 일치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에는 그리스-동방 가톨릭, 로마 가톨릭, 러시아 정교회, 유다교, 이슬람 등 여러 종교가 혼재한다. 이런 종교와 종파의 95%가 소속된 단체가 우크라이나 교회 및 종교단체협의회(UCCRO)다. UCCRO 대표들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폭격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침략자들이 어떤 식으로 국제 인도법이 금지하는 전쟁 방법에 의존하는지 생생히 목격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민간인 공격을 비판했다.  
 

셰브추크 상급 대주교는 키이우에서 영상을 제작해 로마에 있는 상급 대주교 사무국을 통해 외부 세계에 소식을 전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또 다른 끔찍한 밤을 보냈다. 사제들은 지하도와 대피소, 지하실에 있더라도 미사를 거행한다. 통행금지 때문에 성당에서 전례를 거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자신의 백성과 함께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편,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8일 전화상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민간인 보호 △인도주의적 통로 확보 △난민 지원 등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이미 지난달 말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대화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둔 상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