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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니카라과 오르테가 정권, 야당과 중재 이끈 교황청 대사 추방

참 빛 사랑 2022. 3. 18. 17:16

오르테가 대통령 4선 연임 뒤 반정부 인사들 노골적으로 탄압... 교황청, 교황대사 솜머탁 대주교 추방에 유감 표시

▲ 수도 마나과 시민들이 2018년 7월 오르테가 정권을 비판하는 가톨릭교회 입장을 지지하는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CNS 자료사진】
 
 

중남미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이 그동안 정부와 야당 간 대화를 중재해온 자국 주재 교황대사마저 추방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해 4선 연임에 성공한 후 야당 인사들을 더 노골적으로 탄압하며 국민들의 민주화 의지를 꺾고 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979년 악명 높았던 소모사(Somoza) 친미독재 정권을 붕괴시킨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지도자 출신이다. 그런 그가 집권 후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어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교황청은 12일 교황대사 발데마르 솜머탁 대주교 추방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부당한 일방적 조치”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솜머탁 대주교는 교회와 니카라과 국민들, 특히 사회의 취약 계층을 위해 헌신해왔다”고 밝혔다.

폴란드 출신의 교황청 외교관인 솜머탁 대주교는 2018년부터 니카라과에서 ‘평화의 사도’로 활동해왔다. 2019년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정부 인사와 야권 시민동맹 대표가 만났을 때 교황청 대표로 참석해 화해를 중재하기도 했다.

니카라과 가톨릭교회는 그동안 정부와 야당 사이에서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반정부 시위대는 가톨릭교회 입장을 지지하는 거리행진을 벌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오르테가 정권은 주교들을 ‘반정부 쿠데타 주동자들’이라고 비난했다. 솜머탁 대주교와 마나과교구장은 성당에 피신해 있던 사제들을 만나러 가다가 친정부 민병대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니카라과 교회는 최근 오르테가 정권의 탄압이 거세지자 더 큰 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하며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솜머탁 대주교도 교회의 노력에 힘을 보태왔다.

솜머탁 대주교 추방은 교황청과 오르테가 정권 간의 외교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추방 조치는 니카라과 교회가 민주 진영을 지지해온 것과 관련이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분석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