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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교황, 내전 끝낸 남수단 7월에 방문

참 빛 사랑 2022. 3. 19. 14:38

7년간 지속된 내전 기간에 인구 30%가 난민 전락... 성공회 웰비 대주교 동행 예상, 방문에 앞서 콩고 찾을 예정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랜 내전을 끝내고 평화의 길에 들어선 아프리카 남수단을 7월 5일 방문한다.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의 기운을 북돋는 사도적 여정이다. 이 여정에 영국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가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지도자는 3년 전부터 여러 차례 남수단 합동 방문 의사를 밝혀왔다.

교황은 남수단에 앞서 7월 2일~5일 콩고민주공화국을 먼저 들른다. 콩고민주공화국도 내전을 중단하고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나라다. 바티칸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교황은 콩고민주공화국 방문을 마치면 곧바로 남수단으로 건너가 수도 주바에서 웰비 대주교와 합류하는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수단은 2011년 국민 투표를 거쳐 수단에서 분리된 신생국이다. 수단 북부는 이슬람을 믿는 아랍계 민족, 남부는 그리스도교를 믿는 아프리카계 흑인으로 구성돼 있어 이질감이 심했다. 오랜 세월 갈등을 겪어온 남북부는 2011년 자발적으로 분할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남수단은 건국 이후 계속된 정치적 패권 다툼 때문에 최근까지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약 7년간 지속된 내전 기간에 1600만 인구의 30%가 난민으로 전락했다고 추산한다.

남수단 내전은 3년 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 행보’로 관심을 끌었다. 교황이 몸을 굽혀 무릎을 꿇고 남수단 지도자들의 발에 입맞춤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 한 장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남수단 지도자들은 바티칸이 주관한 영성 피정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평화협정에 서명한 분쟁 책임자 3명도 피정에 참가했다.

교황은 송별 인사 자리에서 화해를 간곡히 호소했다.

“여러분의 형제로서 이렇게 부탁합니다.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어쩌면 여러분 사이에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도 (전쟁터가 아닌) 사무실에서, 그리고 국민들 앞에서 손을 맞잡고 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평범한 시민에서 국가의 아버지가 될 것입니다.”

교황은 이어 “마음속 깊은 애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몸을 굽혀 그들의 발에 입을 맞췄다. 누구도 예기치 못한 행동이었다. 사진에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친구(親口)에 당황하는 지도자들의 표정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웰비 대주교는 최근 “그때 그들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것을 봤다. BBC 방송 카메라 기자를 포함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웰비 대주교는 2019년 남수단에 공동명의로 성탄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두 지도자는 메시지에서 “남수단 평화협정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노력에 영적으로 가까이에서 함께하겠다”며 평화를 기원했다.

남수단은 국민의 40%가 가톨릭신자다. 영국 식민통치를 받은 영향으로 성공회 교세가 가톨릭 다음으로 크다. 남수단은 한국인에게 고 이태석 신부의 선교지로도 친숙하다. 다큐 영화 제목 ‘울지마 톤즈’의 톤즈는 수도 주바에서 500㎞ 정도 떨어진 작은 도시 이름이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