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기총회, 국경 넘는 보편적 형제애 실천… 미얀마와의 연대 성명도 발표
▲ 코로나19 백신. [CNS 자료사진]
한국 교회가 가난한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교구 차원의 ‘백신 나눔 운동’을 진행한다.
한국 주교단은 8~11일 주교회의 봄 정기총회를 통해 이같이 결정하고, 코로나19 백신을 보급받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가난한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보편적 형제애의 정신을 발휘키로 했다.
‘백신 나눔 운동’은 현재 백신 보급에 나라별 불균형이 존재하고, 접종의 혜택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이들 국가를 지원하는 캠페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여러 차례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부익부 빈익빈’을 지적하면서 “가난한 국가들이 백신 접종의 혜택에서 배제되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각 교구는 ‘나눔 통장’을 개설해 교구 사회사목국이나 본당 등을 중심으로 모금한 뒤 교황청으로 전달해 백신의 보편적 보급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현재 100여 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지구촌 인구 78억 명 중 14%(약 10억 명)만이 유망한 백신의 53%를 이미 사들였다는 보고가 있다. 인구의 5배에 달하는 백신을 확보한 국가도 있지만, 백신 확보 경쟁에서 밀려 접종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나라가 많다. 이에 각 교구와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CPBC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도 ‘백신 나눔 운동’의 의미를 알리고,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 계획이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1일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백신 또한 가난한 나라 국민에게도 정의롭게 잘 분배돼야 하는데, 교황님께서도 이 부분을 우려하고 계시다”며 “올해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우리에게도 좋은 애덕의 실천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한 우려와 연대를 표명한 ‘미얀마 사태를 접한 형제자매들의 아픔과 슬픔에 함께하며’란 주제의 한국 주교단 명의의 성명도 발표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최근 이웃 나라 미얀마에서 일어난 폭력과 이로 말미암은 유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사순 시기, 미얀마 형제자매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형제애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본지<제1604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와 정부, 아시아 모든 국가가 미얀마를 위해 기도와 연대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력히 요청한 바 있는데, 한국 교회가 이에 기꺼이 응답하고 기도와 지원으로 연대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주교회의는 또 매년 9월 마지막 주일에 기념하는 ‘세계 이민의 날’ 명칭을 보편 교회에 맞춰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로 변경키로 했다. 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에 정신철(인천교구장) 주교를, 선교사목주교위원회 위원장에 손삼석(부산교구장) 주교를,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를 선임하는 등 전국위원회 및 주교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을 새로 임명하고, 주요 현안을 승인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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