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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하느님 백성 사랑하는 목자의 마음 잃지 않겠다”

참 빛 사랑 2020. 11. 5. 18:50

22일 제5대 제주교구장에 착좌하는 문창우 주교

▲ 제5대 신임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교구민들과 함께 시대적 징표를 같이 읽고, 하느님의 현존을 어느 공동체보다 뜨겁게 느끼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하느님이 저에게 주신 엄청난 직무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여전히 있습니다. 단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그분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서 항상 함께 하시겠다고 하셨기에 저 혼자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부님과 수녀님들, 교구민들과 함께 해나가겠습니다.”

22일 제5대 제주교구장에 착좌하는 문창우 주교는 “3년 전 교종 프란치스코를 통해 부교구장으로 임명됐을 때 ‘하느님의 큰 섭리를 느끼면서 하느님께서 내 인생에 큰 사고를 치셨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어느 공동체보다 뜨겁게 느끼며 살아가도록 저에게 주신 은총의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주교는 “복음화를 향한 열정들을 단순히 제주교구 신자들끼리 친교와 증거, 나눔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쓰는 것이 아니라 제주교구를 둘러싼 제주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시대에 걸맞은 사목적 노력을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기쁘고 행복한 삶을 결코 잃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힘과 지혜를 느끼는 말씀과 성체를 통해 주시는 은총의 줄기들을 기쁨과 행복 속에서 구현해가고 싶습니다.”

문 주교는 “제주는 육지와 떨어져 있고, 오랜 역사 안에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면서 “제주교구는 고립적인 특성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포용적인 문화, 이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공감과 친교를 가져가야 할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주교는 1901년 제주도에서 일어난 ‘이재수의 난’이라 알려진 신축교안을 언급했다. 신축교안은 제주민들과 천주교인들의 충돌 사건으로, 당시 교우 수백 명이 천주교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120년 전 제주교구는 신축교안을 경험하면서 교회는 단순히 성전 안에 있는 구성원만이 아니라,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동체가 되기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제주교구는 다른 문화와의 만남을 어느 때보다도 요청받고 있는 교구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제주가 가진 소중한 자산은 자연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자연에 걸맞은 사람들의 순수함, 신앙으로 다듬어진 소박함, 하느님의 친교적인 문화와 나눔의 공동체입니다.”

문 주교는 “이 같은 제주의 자산을 한국 사회 안에서 교류하고, 공유하고 싶다”면서 “특별히 사목적이고 생태적인 면에서 사회의 갈등적인 현실을 어떻게 교회의 영성으로 제시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의 인간적인 야심이나 욕심이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에 귀 기울이며 직무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해 나가겠다”며 혼자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8년간 제주교구장을 지낸 전임 교구장 강우일 주교에게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강우일 주교님은 제주뿐 아니라 한국 교회에 큰 업적을 남긴 분이라고 감히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주뿐 아니라 서울대교구에서 오랫동안 주교 직무를 하시면서 한국 교회의 듬직한 목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목자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가감 없이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제주교구를 위해 기도해주십사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